오늘날 세계에서 사용되는 문자는 크게 알파벳체계, 한자체계, 기타 소체계로 분류된다.
한자체계는 중국에서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소의 변화를 거치면서 사용되었고, 나아가 몇몇 주변국가의 문자체계를 탄생시켰다. 중국과 일본 등을 합치면 한자체계의 문자를 사용하는 인구는 15억 이상이 된다.
한글같이 독자적인 체계를 가진 문자의 사용 인구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세계의 인구중 나머지 대부분이 알파벳체계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알파벳 대체계를 다시 다음과 같이 나누어볼 수 있다.
①라틴문자 체계 ②그리스문자 체계 ③셈문자 체계 ④인도·남아시아문자 체계 ⑤기타(현재 사용되지 않는 콥트문자, 르네문자 등).
우리가 보통 ‘알파벳’이라는 말을 들을 때 연상하는 것은 대개 라틴문자 체계의 문자군, 특히 영어의 26자일 것이다. 이것은 일찍이 로마제국의 확대와 함께 남서유럽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로마자’라고도 부른다.
그리스문자 체계는 옛 페니키아문자에서 직접 분화되어 고전 그리스어 및 현대 그리스어 문자가 된다. 이 문자는 슬라브문자를 탄생시켜 구 소련의 주요한 문자군이 되었다(아르메니아문자, 그루지아문자 같은 다른 계통의 문자도 있다). 슬라브문자에는 러시아문자(다른 종류로는 벨로루시문자, 우크라이나문자) 외에 불가리아, 유고슬라비아에서 사용하는 문자가 포함된다. 라틴문자 체계와 그리스문자 체계는 이른바 ‘알파벳식 문자’, 곧 단음문자(모음 혹은 자음을 원칙적으로 하나씩만 표현하는 문자)이지만 셈문자와 인도·남아시아문자 체계에서는 각기 다른 방식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들도 알파벳 대체계에 속하고, 특히 셈문자 체계에 들어가는 페니키아문자는 이 모든 것을 낳은 ‘알파벳의 모체’로 간주된다.
페니키아인과 그들의 알파벳문자 발명을 잠깐 살펴보자.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아라비아어 및 헤브라이어와 같은 계통에 속하는 페니키아어(셈어라고 한다)를 사용하는 페니키아인들은 지금부터 약 4천 년 전 동부 지중해의 해안지대에 정착했다. 그들은 비블로스, 시돈, 티루스 등의 항구도시를 건설했다. 다음으로는 레바논의 산에서 삼나무를 베어내 배를 건조하고 지중해 주변에 많은 식민지를 건설하였다. 그들은 레바논의 목재, 키프로스섬의 주석, 이베리아반도의 납, 각지의 양모와 포도주 및 곡물 등의 상품을 매매하면서 번영했다. 이러한 교역에 꼭 필요한 것이 사용하기 쉬운 문자체계였다. 당시 이집트에서는 히에로글리프, 메소포타미아 및 동지중해의 일부에서는 쐐기문자(설형문자), 크레타-미케네에서는 독자적인 상형문자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모두 극히 복잡하여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최초의 페니키아문자는 이집트의 히에로글리프의 영향을 받아 기원전 16~17세기 무렵에 동지중해의 남동쪽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것은 22개의 자음만을 표현하는 문자체계이다. 오늘날 알려져 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예인 ‘시나이 각문’은 금세기초 시나이반도 남부에서 발견되었다.
22자는 누구나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자는 페니키아인에 의해 널리 지중해 주변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인이 이를 차용한 것은 기원전 9세기경이다. 페니키아어(셈어)는 자음만 사용한 데 비해 그리스어에서는 아무래도 모음 표기가 필요했으므로 모음을 나타내는 A(알파)나 Ω(오메가)가 생겼다.
오늘날의 알파벳을 대표하는 라틴문자는 페니키아문자에서 직접 파생한 것이 아니라 중부 이탈리아의 고대민족인 에트루리아인을 매개로 하여 성립되었다. 에트루리아어에서는 청음과 탁음의 구별이 없었기 때문에, C는 라틴문자에 유입된 초기에는 G음을 나타내는데 쓰였고 나중에 자음 K를 표시하게 됨으로써 G와 구분하여 쓰이게 되었다. 그리스문자에는 없는 F는 페니키아어와 에트루리아어에서는 W의 음을 표시하고 라틴어에서는 자음 F가 되었다.
로마인은 앞선 그리스문명을 숭배했기 때문에 그리스어를 표기하기 위해 라틴문자에 X, Y, Z 등 그리스계 알파벳문자를 추가하였다. 이 라틴문자, 곧 ‘로마자’가 여러 문자체계에서 보조문자의 역할(컴퓨터용 문자 등으로)을 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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