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는 근세 초기에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동유럽(주로 빈)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왔다. 오스만 투르크는 커피의 용법을 아라비아인들에게서 배웠다.
커피나무의 원산지가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라는 사실은 식물학자들에 의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로부터 아라비아(남아라비아의 예맨지방)로 커피가 전해졌음은 아라비아어로 쓰인 몇몇 문헌에 꽤 상세하게 나와있다. 여기서는 초기의 커피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자.
스위스 식물학자 두 칸도르는 [재배식물의 기원] 중 커피나무 항목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아비시니아와 수단, 그리고 기니와 모잠비크 연안에 야생하고 있다. 중앙으로부터 떨어진 후자의 지역에서는 재배를 통해 귀화했을 것이다."
이 저서는 1세기 이상 전에 쓰인 것이지만 위의 사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1954년에 쓰여진 에밀 베르트의 [농업문화의 기원-괭이와 삽과 쟁기]에는 네 군데에서 커피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에서는 "아프리카 원산 커피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서부 리베리아 커피이고, 또 하나는 동부 아라비아 커피(에티오피아의 카파지방)"라고 기술하고 있고, 다른 세 곳에서는 모두 "야생종은 에티오피아 카파 지방이 산지"라고 쓰고 있다.
커피가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기록한 초기 문헌은 아라비바어로 쓰인 것이 몇 개 있다. 그 가운데 하나에 대해 두 칸도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커피의 역사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15세기 아라비아의 한 고문서 저자에 따르면 아비시니아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 고문서가 현재 남아 있지는 않지만 후대 저술가들이 종종 인용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커피에 관한 초기 아라비아어 문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날 파리국립도서관에 사본이 소장되어 있는 알 자지리의 것으로서, 136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유럽에 처음 소개한 A. 가란의 [커피의 기원과 진보에 대하여](1699)는 이 저작의 초역을 중심으로 했다고 한다. 또 아라비아어학자 도 사시는 [아라비아어 문집](1826~29)에서 그 일부를 소개했다.
알 자질리의 저작은 [커피의 적법성에 관한 최상의 증거]로 명명되었는데,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적법인가 아닌가를 고금의 문헌을 인용해 논한 다음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저작의 첫부분에 에티오피아에서 남아라비아로 커피가 도입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예맨의 장로인 수피 수도사가 아덴에서 에티오피아로 가다가 카프와(커피)의 용법을 알게 되었다. 아덴에서 병이 났을 때 이를 사용하여 몸에 활력과 원기를 찾았으므로 다른 수도사들도 이를 마시게 된 것이다. 이 수도사는 875년(서력으로 1470~71년)에 죽었다."
이상의 사실로부터 우리는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아로 도입된 것이 15세기 중엽임을 추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