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도시들 간에는 행정적, 경제적 교류를 목적으로 자매결연을 하곤 한다. 하지만 특정 사건이나 가슴 뭉클한 사연이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코번트리와 독일의 드레스덴이 자매결연을 한 계기는 2차 세계대전이다.
당시 코번트리는 독일 공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14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성 마이클 대성당조차 잿더미로 변할 만큼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
이후 전쟁 막바지에는 영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독일 드레스덴에 대규모 폭격을 감행하였고, '엘베강의 피렌체'라 불리던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 역시 완전히 파괴되었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다행히 전쟁이 끝난 후 코번트리 시민들은 용서와 화해를 택하기로 했다.
성당의 주임 사제였던 리처드 하워드가 폐허가 된 성당 제단에 "아버지여, 용서하소서(Father, Forgive)" 라는 문구를 새긴 것이 그 시작이었다. 또한, 폐허 속에서 발견된 중세 시대의 대못 세 개를 엮어 '십자가'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못의 십자가(Cross of Nails)'다.
코번트리는 이 '못의 십자가' 복제품을 자신들을 파괴했던 독일의 여러 도시(드레스덴 포함)에 보내며 먼저 용서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감동적인 제스처를 계기로 두 도시는 깊은 유대감을 쌓게 되었고, 1959년 공식적으로 자매결연을 하기에 이른다. 두 도시는 지금도 매년 폭격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하며 전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와 일본의 가고시마는 활화산을 품은 도시라는 공통점으로 자매결연을 하였다.
나폴리에는 베수비오(Vesuvio) 화산이 가고시마에는 사쿠라지마(桜島) 화산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형적 공통점으로 인해 함께 화산 재해 극복 노하우를 나누고 민간 문화 교류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1960년에 체결된 자매결연으로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고시마에는 '나폴리 거리'가 있고 나폴리에는 '가고시마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는 우리나라 서울 송파구 그리고 일본 구마모토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송파구와는 1995년부터 교육·문화·재난 등에 대한 대응에 관한 협력을 시작했는데,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에 규모 6.3의 대지진이 발생하여 185명이 사망하고 도시 전체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당시 송파구는 즉시 구호 성금(약 10만 달러)을 모아 전달하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 것은 물론, 2013년에는 크라이스트처치 시장이 송파구를 방문해 재건 및 교육 교류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일본의 구마모토는 지진이 잦은 곳으로 크라이스트처치와 깊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 구마모토 역시 2016년 큰 지진을 겪었는데 두 도시의 자매결연은 재난 후 연대와 상호 지원의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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