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chicken game)은 게임 이론의 모델 중 하나로., 대립하는 두 집단이 있을 때 한쪽이 포기하면 상대방에 비해 손해를 보게 되지만, 양쪽 모두 포기 하지 않는 경우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게임이다. 치킨은 서양에서 겁이 많은 동물로 여겨져 겁쟁이에 주로 비유되는데, 치킨 게임 역시 ‘겁쟁이 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치킨 게임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예시는, ‘두 사람이 각각 자동차를 타고 마주보며 서로에게 돌진한다. 이때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핸들을 돌려 피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죽게 되지만 누군가 피한다면 먼저 피한 사람이 겁쟁이(chiken)가 되어 게임에서 진다’라는 설정이다. 실제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유행했으며, 1955년 개봉된 제임스 딘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에서 주인공 짐(제임스 딘)과 버즈(불량배 두목)가 탄 자동차 2대가 절벽을 향해 나란히 질주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냉전시절(1950~80년대) 미국과 소련의 극심한 군비경쟁을 지적하는 용어로 차용되면서 국제정치학 용어로 주로 사용되며, 정치·노사협상·국제외교·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보와 타협이 없는 경쟁을 설명 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가 외교 분야의 대표적인 예다.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발견하였고, 크게 반발한 미국은 쿠바 인근 해안을 봉쇄했다. 아울러 전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전쟁 발발 전에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0년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일본의 엘피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같은 세계 유수의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경쟁적으로 반도체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에 삼성전자는 우월한 기술력과 막강한 현금 동원력으로 마지막까지 버텼으며, 타 업체들이 줄줄이 포기하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오늘 결정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도 치킨게임과 무관하지 않다. 수년째 해운업 불황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주요 선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꼽을 수 있다. 세계 1위 선사 머스크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저운임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운임을 낮추고, 2만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등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늘리는 전략으로 치킨게임을 주도했다. 이렇게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도 다른 곳이 무너질 때까지 버티는 전략을 썼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의 원인으로도 작용한 것이다. 과연 이후 운임이 높아질지는 지켜 볼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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