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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보/경제 경영

프로스포츠 유니폼광고



[어떤 선수라도 구단보다 먼저일 수 없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의 구단 철학입니다. 핀스트라이프(세로 줄무늬) 유니폼으로 상징성이 높은 뉴욕 양키즈는, 유니폼에 선수이름이 없다는 사실로 또 다른 특징을 갖는데 이런 구단 철학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초창기 팀명 밖에 적혀 있지 않던 유니폼에 등번호를 처음 넣은 팀이 뉴욕 양키즈(1929)라는 사실인데 이는 타순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구단들 역시 이후 등번호를 새기기 시작했고, 1960년대가 되자 선수이름을 함께 넣는 구단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양키스는 반응하지 않았고 여전히 30개 메이저리그 구단 중에 유일하게 선수이름을 새기지 않은 구단으로 남아있습니다. 일종의 자존심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MLB 공식 규약(official rules)에 따르면 유니폼에 광고와 관련된 패치나 디자인 부착을 금지한다고 되어있는 만큼 유니폼 광고는 앞으로도 보기 힘들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라 불리우는 농구(NBA), 미식축구(NFL), 아이스하키(NHL)에서도 유니폼 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원칙은 미국 프로스포츠의 특수성으로 보기도 하는데 명예, 순수성, 충성도라는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광고를 통한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 팬들의 구단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광고가 없는 깨끗한 유니폼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연과 어울리는 공원(Park)에서 경기를 즐긴다는 의미로 경기장 이름에 스타디움(Stadium)보다 파크를 많이 쓰는데 이 모든 것이 장기적인 구단가치의 축적을 추구합니다.




  이에 반해 유럽프로축구클럽은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는데, 이를테면 유니폼 상의 앞면에 스폰서 기업의 로고를 넣고 상당한 금액의 광고비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우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스폰서로 유니폼 앞면에 기업 로고를 부탁하면서 연평균 300억원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첼시의 우승시즌(09~10)에서만 1200억원(추정치)에 달하는 광고효과를 봤기 때문에 구단이나 기업이나 win-win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프로축구 시장에서 유니폼 광고가 등장한 것은 1950년대로 자리잡는 데는 20여년이 걸렸습니다. 연고주의가 강한 특성과 맞물려 초창기 광고 부착은 구단의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팬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으면서도, 이제는 후원하는 기업의 수준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유니폼 전면을 통해 드러나는 후원 기업의 수준이 클럽 위신과 관련이 있다라는 분위기 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니폼에서 광고를 배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장 활성화 되어있다는 프로야구에서 조차도 수익을 내는 프로팀이 없을뿐더러, 모기업이 없는 넥센의 경우는 광고 및 스폰서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구단의 수익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구단의 가치, 경기 몰입도 등의 내재적 가치와의 충돌을 가져오게 되는데 충분한 논의와 해결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을 기반으로 한 경제논리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연고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대한 고민, 구단의 정체성과 비전을 이해하는 자금 혹은 기업, 지속성이 주는 전통이라는 바꿀 수 없는 가치 등을 생각하면서 팬을 중심으로 이뤄나가는 프로구단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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