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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사회

영국 학교 급식에서 튀김요리가 사라진다!?

영국 정부가 아동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학교 급식 식단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른바 ‘피시 앤 칩스’로 대표되는 튀김의 나라 영국에서 학교 식단 내 튀김 요리를 사실상 금지하고 설탕 함량을 대폭 낮추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학교 급식 계획에서 튀김 음식 금지 / www.bbc.co.uk

 

정책 도입 배경: "아동 비만은 국가적 비상사태"

 

영국 정부가 급식 가이드라인을 이토록 강하게 수정한 이유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아동 건강 지표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영국 초등학교 졸업반 어린이의 약 3분의 1이 과체중 혹은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보건 당국은 학교가 아동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교육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고지방·고당분 식단이 성인기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정책 내용 및 시행 시점

 

이번 개편안은 단순히 튀김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급식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 튀김 요리 금지: 딥 프라이(Deep-fried) 방식으로 조리된 음식은 식단에서 전면 제외, 감자튀김뿐만 아니라 튀긴 치킨 제품, 튀긴 생선 등이 포함된다.

 

- 당분 제한 강화: 디저트 및 음료에서의 설탕 함량을 현재보다 대폭 낮춰야 하며, 과도하게 달게 가공된 간식 제공이 제한된다.

 

- 시행 범위 및 시점: 2026년 신학기를 기점으로 잉글랜드 내 모든 국공립 학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Pilot)이 진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세부 표준안이 확정된다.

 

- 이전과 이후의 차이: 기존에는 '일주일에 최대 2회 튀김 허용' 식의 완화된 기준이 있었으나, 새 기준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븐 구이나 찜 요리로의 전환을 강제한다.

 

 

영국의 학생들은 새로운 더 건강한 학교 급식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파일럿은 제안한다 / www.theguardian.com

 

현지 반응 및 찬반 논란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현지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찬성 측: "장기적인 건강권 보장"

 

의료 전문가들과 영양학자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학교 급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아동의 미각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며,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입맛을 정상화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고 주장한다.

 

■ 반대 측: "맛없으면 안 먹는다"와 예산 문제

 

가장 큰 우려는 학생들의 '급식 거부'다. 더 가디언(The Guardian)의 보도에 따르면, 시범 운영 중인 일부 학교에서 급식 섭취율이 약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맛이 없어진 급식을 외면하고 학교 밖에서 패스트푸드를 사 먹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튀김기에 넣어 튀기는 방식보다 손이 많이 가는 오븐 조리나 신선 재료 중심의 식단은 조리 인력 보강과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학교 현장의 불만도 높다.

 

 

식습관 교정과 자율권 사이의 기로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가가 개인의 식단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명분 아래 시행되는 이 정책이, 학생들의 실제 섭취로 이어져 실질적인 비만율 감소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결국 정책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튀김기를 없애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튀기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조리법을 혁신하고 학교 현장의 예산 부담을 덜어주는 후속 조치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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