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한가운데 에어컨이 없는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1996년에 세워진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East Gate Shopping Center)입니다. 건축가 믹 피어스(Mick Pearce)가 설계한 이 쇼핑센터는 에어컨 없이 24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비슷한 규모 건물의 10%에 불과하죠.
원리는 흰개미집에서 발견했습니다. 생물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천장에 구멍을 뚫어 뜨거운 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시원한 공기를 아래에 머물게 하는 흰개미 집의 자연 대류를 알게 된 것이죠. 쇼핑센터는 10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건물 옥상에 63개의 통풍 구멍을 꿇고 지표에도 구멍을 뚫어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고 찬 공기를 건물로 들어오도록 설계했습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이 같은 효과와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네덜란드 프린스 클라우스상(Prince Claus Award)을 수상했고, 영국의 포트쿨리스 하우스에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죠.
전혀 무관해 보이는 영역의 지식이 결합해 혁신이 일어나는 것을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고 하는데, 프란스 요한슨(Frans Johansson)이 2004년 그의 책에서 소개한 개념입니다. 14세기~17세기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 문화의 황금기를 이룬 메디치 가문에서 따온 말로, 당시 메디치 가문은 서로 다른 분야의 학문과 예술가들을 후원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습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앞선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가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데, 수 년전 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사례라 할 만합니다. 첨단 기술과 IT산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류와 미래에 대한 힌트를 역사와 철학에서 찾는 경영을 취하는 것도 메디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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