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21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텔레비전의 날(World Television Day)'이다.
혹시 이 날이 텔레비전이 처음 발명된 날이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사실 이 기념일은 TV의 '탄생'이 아닌, 그것이 가진 막강한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늘날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익숙한 우리에게 'TV의 날'이라니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배경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있다.

📺 1996년, UN은 왜 TV에 주목했나?
시간을 1990년대 후반으로 돌려보자. 당시 텔레비전은 전 세계인의 일상과 문화, 교육, 정치는 물론 재난 대응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야말로 '가장 강력한 매체'였다.
UN은 이 강력한 매체가 단순히 오락거리에 그치지 않고, 세계 평화와 안보, 국제적인 대화를 증진하는 긍정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싶었다.
그 상징적인 출발점이 바로 1996년 11월 21일이었다.
이날 뉴욕 UN 본부에서는 '제1회 세계 텔레비전 포럼(World Television Forum)'이 열렸다. 전 세계 주요 방송사 CEO, 저명한 언론인,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텔레비전이 국제 문제, 평화, 경제,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포럼을 기념하기 위해, UN은 바로 그해 12월 총회 결의를 통해 포럼이 시작된 11월 21일을 '세계 텔레비전의 날'로 공식 지정하게 된다.
🧐 '발명'이 아닌 '가치'를 기념하다
UN이 이 날을 통해 강조하는 것은 텔레비전이라는 기계 자체가 아니다. 정확히는 'TV라는 플랫폼이 세계 소통, 정보 접근, 문화 공유, 민주적 대화에 기여하는 가치'를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
정보 전달력: 코로나19와 같은 공중 보건 위기나 전쟁, 재난 상황에서 TV는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실시간 정보 전달 매체 중 하나다.
평화와 국제 이해: 분쟁 지역의 인권 문제나 국제 이슈를 공론화하며 세계 시민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민주주의와 투명성: 선거 토론, 의회 중계, 탐사 보도 등을 통해 시민들이 정치와 사회 문제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 OTT 시대에도 TV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
물론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데, TV가 예전만큼 중요한가?"
UN의 대답은 "그렇다"다.
UN은 텔레비전이 "여전히 가장 접근성이 높은 글로벌 매체"라고 강조한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25억 명은 여전히 인터넷에 안정적으로 접속하지 못하며, 이들에게 TV는 세상을 보는 거의 유일한 창이자 기본 정보 접근 경로다.
또한 지진, 태풍, 전염병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인터넷망보다 TV 방송이 가장 널리 쓰이는 공공 정보 수단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UN은 '텔레비전'의 의미를 전통적인 수상기에 국한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터넷 스트리밍(OTT)과 디지털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확장하며, 새로운 기술과 공존하는 미디어의 공적 책임을 재정의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세계 텔레비전의 날'은 UN이 공식 지정한 '최초의 특정 매체 기념일'이라는 것. 신문이나 라디오보다도 먼저 그 중요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는 텔레비전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구촌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필수적인 도구"라는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부여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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