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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사회

중국 드론, 바닷속에서도 맹활약(?) 중

필리핀 팔라완의 어부들이 평화로운 조업에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2025년 9월 28일, 이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것은 커다란 물고기가 아닌, 길이 3.6m(12피트)에 달하는 정체불명의 수중 드론이었기 때문. 어부들은 즉시 이를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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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드론에는 해수의 염도, 온도, 수심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려 있었고, 곳곳에는 선명한 중국어 라벨이 붙어 있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이런 '유실물'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이후 최소 세 차례나 비슷한 중국제 수중 드론을 수거했으며, 이전 드론들에서는 중국 방위산업체와 관련된 부품이 확인되기도 했던 것. 이번에 발견된 드론 역시 중국 광둥성에서 제조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과학 탐사인가, 군사 정찰인가?

 

중국은 이러한 드론이 해양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과학적 목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 드론들이 수집하는 정밀한 해저 지형과 수중 환경 데이터는 잠수함의 침투 경로를 개척하거나, 적의 해군 기지 인근에서 몰래 정보를 수집하는 등 군사적 목적으로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과학 탐사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용히 움직이는 '바닷속 스파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자연보호구역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 로이터 통신

 

 

이러한 우려는 남중국해의 첨예한 영유권 분쟁 상황과 맞물려 더욱 증폭된다. 필리핀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해역에서 발견된 이 드론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중국의 숨은 의도를 보여주는 민감한 증거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아무런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중이다.

 

 

남의 일이 아닌 '서해'의 위협

 

"필리핀 바다 이야기인데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이처럼 활발하게 수중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면, 우리의 서해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잖은가?

 

서해는 수심이 얕고 지형이 복잡해 잠수함 활동이 까다로운 곳이다. 만약 중국이 수중 드론을 이용해 서해의 해저 지형과 물길을 손바닥 보듯 파악한다면, 이는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우리 해군의 잠수함 경로가 노출되거나, 반대로 중국 잠수함이 은밀하게 우리 영해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도 상상 가능하다.

 

어부의 그물에 우연히 걸려 올라온 수중 드론 하나는, 이제 바닷속까지 확장된 미중 패권 경쟁과 첨단 기술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략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전쟁'에 우리도 더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할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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