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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사회

우리 밥상에 오를지도 모를 세계의 바나나 요리

서울의 한복판에서 바나나가 열렸다는 소식은, 기후 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한반도의 기온이 점차 아열대성으로 변하면서, 제주도를 넘어 내륙에서도 망고, 파파야, 그리고 바나나 같은 열대 작물 재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바나나는 달콤한 과일, 아이들을 위한 간식, 혹은 우유나 과자에 첨가되는 '향'에 가까웠다. 하지만 만약 바나나가 사과나 배처럼 우리 밭에서 흔히 자라는 작물이 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우리는 바나나를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먹게 될지도 모른다.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바나나를 과일이 아닌, 밥이나 감자처럼 든든한 주식이자 다채로운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밥상에도 오를지 모를, 세계의 이색적인 바나나 요리들을 살펴보자.

 

 

 

1. 동남아시아: 튀기고, 찌고, 밥과 함께 즐기는 달콤함

 

우리처럼 바나나를 달콤한 과일로 여기는 동남아에서는, 그 맛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간식과 디저트 요리가 발달했다.

 

 

필리핀 - 투론 (Turon) & 바나나 큐 (Banana Cue)

 

필리핀 길거리 음식의 상징. '투론'은 '사바'라는 품종의 바나나를 얇은 춘권피에 말아 바삭하게 튀긴 '바나나 튀김 만두'다. '바나나 큐'는 꼬치에 꽂은 바나나를 갈색 설탕과 함께 튀겨 달콤한 캐러멜 코팅을 입힌 요리다. 둘 다 출출할 때 훌륭한 간식이자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인도네시아 & 브루나이 - 피상 고렝 (Pisang Goreng)

 

'바나나 튀김'의 원조 격. 잘 익은 바나나를 튀김 반죽에 묻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튀겨낸다. 브루나이에서는 여기에 꿀을 더해 '쿠쿠르 피상 마두'라는 이름으로 즐기기도 한다.

 

 

 

 

2. 카리브해 & 중남미: 밥을 대신하는 든든한 주식, 플랜틴

 

카리브해와 중남미 지역에서 '바나나'는 우리가 아는 달콤한 과일이 아니다. 단맛이 거의 없고 든든한 '플랜틴(Plantain)'이라는 요리용 바나나를 감자나 밥처럼 주식으로 먹는다.

 

 

푸에르토리코 - 모폰고 (Mofongo)

 

푸에르토리코의 소울 푸드. 덜 익은 초록색 플랜틴을 튀긴 뒤, 마늘, 돼지고기 껍질 등과 함께 절구에 넣고 으깨어 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그 안에 스튜나 고기 요리를 가득 채워 먹는 든든한 메인 요리다.

 

 

쿠바 & 콜롬비아 - 토스토네스 / 파타콘 (Tostones / Patacones)

 

덜 익은 플랜틴을 두 번 튀겨 만든 바삭한 '바나나 칩'. 소금, 마늘 소스 등을 곁들여 감자튀김처럼 사이드 메뉴로 즐기거나, 샌드위치 빵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콜롬비아 - 칼렌타도 (Calentado)

 

남은 밥과 콩, 고기에 잘 익은 플랜틴 바나나를 썰어 넣고 함께 볶아 먹는 전통적인 아침 식사다. 달콤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3. 남아시아 & 아프리카: 카레와 스튜의 반전 매력

 

단맛이 없는 덜 익은 바나나는 감자나 호박처럼, 다른 재료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는 훌륭한 채소가 된다.

 

인도 남부 - 바나나 커리 (Banana Curry)

 

덜 익은 초록 바나나를 감자처럼 썰어 넣고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끓여낸 커리다. 바나나는 다른 재료의 맛을 흡수하면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으로 커리의 풍미를 더해준다.

 

 

나이지리아 - 도도 (Dodo)

 

서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가정식 반찬. 잘 익은 플랜틴을 기름에 튀겨 달콤짭짤하게 조리해 밥이나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는다.

 

 

이처럼 세계의 식탁 위에서 바나나는 때로는 달콤한 디저트로, 때로는 든든한 주식으로, 때로는 짭짤한 반찬으로 무한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가 새로운 '바나나 벨트'가 되어가는 지금, 우리 식탁 위에 오를 창의적인 'K-바나나' 요리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몇 년 뒤, 우리는 삼겹살 옆에 구운 바나나를 곁들이거나, 김치찌개에 든든함을 더하기 위해 으깬 바나나를 넣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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