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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보/사회

미세먼지와 건강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 중에 가스가 아니고 고체나 액체와 같이 입자 형태인 것을 총칭해서 분진 또는 먼지라고 한다. 먼지 중 직경이 1㎜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것을 미세먼지라고 한다. 영어로는 10㎛보다 작은 먼지입자(particulate matter)라는 말을 줄여서 PM10(피엠텐)이라고 한다. 미세먼지, 즉 PM10 중에서 크기가 2.5㎛에서 10㎛ 사이로 상대적으로 큰 입자들은 주로 도로나 흙에서 날아온 먼지이고, 2.5㎛보다 작은 입자(초미세먼지 또는 PM2.5라고 함)들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굴뚝 연기와 같이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가스 형태의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이차적으로 생성된 먼지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크기를 머리카락 직경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작은 입자인지를 알 수 있다(그림 Ⅸ-5).

 


  먼지의 독성은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 100㎛가 넘는 먼지들은 대개 코 또는 인후부에서 걸러지고 20㎛ 정도의 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이런 먼지들은 눈이나 코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10㎛ 이하의 먼지부터 기도를 통해 폐 속까지 들어오고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여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독성이 더욱 크다.
  미세먼지의 배출원은 그 특성에 따라 공장이나 발전소 같은 고정오염원과 자동차나 이륜차와 같은 이동오염원으로 구분한다. 미세먼지가 생성되는 방식에 따라 도로나 흙에서 비산되는 먼지와 연소에 의해 생기는 먼지로 구분할 수도 있다.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에는 공장 연기나 자동차 배기가스로 나오는 먼지 외에 고기를 굽거나 노천 소각 등 생물성 연소로 인한 것도 있다.
  전체 미세먼지 배출원 중 도로이동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역별로 다르다. 전국적으로는 비산먼지를 제외한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13% 가량이 이동오염원에 의해 생기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이동오염원에 의한 발생량이 48%에 이르고 서울로 한정했을 때는 그 비중이 62%까지 높아진다. 즉 대도시일수록 자동차가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오염수준

 

  최근 10년간 서울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염수준은 개선되는 추세에 있으며, 전체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0-60% 수준이다(그림 Ⅸ-6).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세제곱미터(㎥)당 먼지의 무게(마이크로그램)로 나타내는데, 2012년 서울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각각 41㎍/㎥과 23㎍/㎥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나 2013년에 각각 44㎍/㎥과 25㎍/㎥으로 다시 올라갔다.
  현재 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은 연평균 50㎍/㎥이다. [그림 Ⅸ-7]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도시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연간기준치를 달성하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곧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세먼지의 연간 평균농도가 20㎍/㎥ 이상이거나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0㎍/㎥을 넘으면 건강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 수준의 농도를 대기환경기준치로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를 달성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대기환경기준치보다 높은 잠정기준치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기준치는 잠정기준치에 해당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이 기준치를 달성했다고 해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기준치 중 연간 평균농도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만성피해를 예방할 목적으로 설정된 것이며, 급성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로 단기기준치(24시간 기준치)가 설정되어 있다. 한국의 미세먼지 단기기준치는 100㎍/㎥인데, 1년에 이 값을 초과하는 날이 3일 이내여야 단기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판단한다.


 

  서울을 기준으로 1년 중 단기기준치 100㎍/㎥을 초과할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의 수는 계속 감소하여 2012년에는 5일에 그쳤다. 여전히 대기환경기준(연간 3일 이하)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개선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준치인 20㎍/㎥보다 낮아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없었던‘공기 좋은 날’도 꾸준히 늘어나서 2012년에는 48일에 이르렀다(그림 Ⅸ-8). 하지만 2013년 자료를 보면, 100㎍/㎥을 초과하는 날이 16일로 다시 증가하여 미세먼지 오염수준이 계속 개선될지는 조금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는 항상 존재하지만 그 농도수준은 계절별로 큰 편차를 나타낸다. 미세먼지농도를 계절별로 보면, 난방수요가 많은 겨울철과 황사가 불어오는 시기인 봄철에 높은 반면 비가 자주 오는 여름철에는 낮다(그림Ⅸ-9). 따라서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는 여름 보다는 주로 겨울이나 봄에 자주 발령된다.
  세계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오염수준을 비교해 보면, 서울이 선진국의 주요 도시에 비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그림 Ⅸ-10). 비교시점인 2012년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았던 해인 것을 감안하면 선진국 도시와의 격차는 더 큰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수준을 국가별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는 2014년 예일대학의 환경법센터에서 발표한 환경성과지수가 있다. 환경성과지수는 환경의 여러 분야에서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데 대기오염 분야에서는 두 가지 지표를 이용한다. 하나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각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수준을 측정한 후에 해당 지역의 인구밀도를 감안하여 산출한 국가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보건기구의 초미세먼지 기준치를 초과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을 고려하여 산출한 국가별 초미세먼지 기준초과 정도이다. 이 두 가지 지표는 해당 국가의 국민이 평균적으로 경험하는 초미세먼지 노출수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지표인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점수는 해당 국가의 초미세먼지 농도의 평균치가 세계보건기준치인 10㎍/㎥이하일 때 100점으로 하고, 두 번째 지표인 초미세먼지 기준초과 점수는 10㎍/㎥을 초과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를 100점으로 하여 국가별로 상대적 수준을 평가하였다.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점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평가대상 178개 국가 중 171위에 머물렀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은 만점을 받았고 일본은 90.3점을 받아 128위를 차지하였다. 초미세먼지 기준초과 점수에서는 한국이 29.5점으로 171위에 머물렀고, 일본은 69.1점, 호주는 만점을 받았다. 중국은 두 항목 모두 최하위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Ⅸ-14).

 



황사 발생현황

 

  황사는 주로 봄철에 사막이나 황토지대에서 발원하여 발생한다. 황사는 토양에서 기원하는 먼지이기 때문에 입자 크기가 2.5-10㎛로 상대적으로 크다. 2000년대 들어 황사 발생일수는 해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2001년과 2010년에는 25일 이상 관측되었으나, 황사 발원지에 강설이 있었던 2003년에는 발생일수가 3일에 그쳤고 2012년에도 총 5차례의 황사가 발생하여 6일간 영향을 주었으나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되는 약한 황사였다(그림 Ⅸ-11).

 

 


  2012년에 한국에서 관측된 5차례의 황사는 모두 고비사막과 내몽골 지역에서 발생하였고 미세먼지(PM10)의 시간당 최고 농도는 182-412㎍/㎥로 황사특보 기준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황사특보는 미세먼지(PM10) 농도를 기준으로 발령하는데, 1시간 평균농도가 400㎍/㎥보다 높게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의보를 발령하고 1시간 평균농도가 800㎍/㎥보다 높게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보가 발령된다. 황사특보 발령일수는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지 않은데, 서울의 경우 2008년에는 주의보와 경보가 각각 1일 발령되었으며 2012년에는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그림 Ⅸ-12).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미세먼지를 마시게 되면 다양한 건강피해가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 때문에 병원에 입원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런 심각한 피해는 이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지만 어린이나 사회경제적으로 열약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도 미세먼지에 취약하다. 병원을 방문할 만큼 심하지는 않더라도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은 없지만 폐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미세먼지의 건강피해에 대한 연구는 주로 사망이나 입원과 같은 심각한 피해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를 보는 사람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경미한 증상이나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의 피해를 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에 의한 피해는 단기적 오염에 의한 급성피해와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장기간 거주할 때 발생하는 만성피해로 구분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대기오염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급성 및 만성 피해들을 제시한 바 있다(표 Ⅸ-15).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12년에 전 세계적으로 370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주로 미세먼지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을 사인별로 분류해 보면, 허혈성심질환이 40%, 뇌졸중이 40%, 만성폐쇄성폐질환이 11%, 폐암이 6%를 차지하고 있고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는 급성하기도질환이 나머지 3%를 차지한다(표 Ⅸ-16). 이처럼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이 심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국가별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수 추정치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망자수는 약 1만 2,000명이며 이는 인구 10만 명당 24명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대부분의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데, 특히 미세먼지 오염수준이 가장 낮은 호주와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높다(표 Ⅸ-17).

[한국의 사회동향 2014 '미세먼지와 건강', 통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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