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시작된 '63빌딩 계단오르기'처럼, 도시의 가장 높은 빌딩을 두 다리로 정복하는 '수직 마라톤(Vertical Marathon)', 즉 '타워러닝(Towerrunning)'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색 스포츠다.
타워러닝은 0.01초를 다투는 전문 선수들의 치열한 '기록 경쟁'의 장이 되는 동시에, 수만 명이 함께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자선 행사'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주요 수직 마라톤 대회들을 알아보자.
1. 엘리트 월드클래스 대회 (기록 경쟁 중심)
세계적인 전문 선수들이 랭킹 포인트를 걸고 경쟁하는, 가장 권위 있고 상징적인 대회들이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런업 (Empire State Building Run-Up)
위치 : 미국 뉴욕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코스 : 1,576 계단 (86층 전망대)
특징 : 1978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길고 권위 있는 역사적인 대회다. 좁은 계단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초청된 엘리트 선수 위주로 진행되며, 이 대회에서의 우승은 타워러너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진다.

◆ 타이베이 101 런업 (Taipei 101 Run Up)
위치 : 대만 타이베이 / 타이베이 101
코스 : 2,046 계단 (91층)
특징 : 2005년부터 시작된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 대회로, 세계 타워러닝 챔피언십이 열리기도 했다. 긴 직선 계단 코스로 인해 매우 빠른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며, 세계 최상급 선수들이 매년 참가하여 기록 경쟁을 벌인다.

◆ 라 버티컬 / 에펠탑 수직 마라톤 (La Verticale de la Tour Eiffel)
위치 : 프랑스 파리 / 에펠탑
코스 : 1,665 계단 (정상)
특징 :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철골 구조물을 그대로 뛰어오르는, 가장 독특하고 상징적인 대회다. 한 명씩 출발하여 시간을 측정하는 '타임 트라이얼' 방식으로 진행되며, 제한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어 희소성이 매우 높다.

◆ KL 타워 국제 타워톤 (KL Tower International Towerthon)
위치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 KL 타워
코스 : 2,058 계단
특징 :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회로, 국제 엘리트 선수들과 수천 명의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축제처럼 열린다.
2. 대규모 대중·자선 대회 (참여와 기부 중심)
기록 경쟁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둔 대회들이다.

◆ CN 타워 클라임 (CN Tower Climb)
위치 : 캐나다 토론토 / CN 타워
코스 : 1,776 계단
특징 : 세계자연기금(WWF-Canada) 등 대형 자선단체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 등반 행사다. 매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하여 야생동물 보호 기금을 마련하며, 경쟁보다는 '참여'와 '모금'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 스카이라이즈 시카고 (SkyRise Chicago)
위치 : 미국 시카고 / 윌리스 타워 (구 시어스 타워)
코스 : 약 2,100 계단 (103층)
특징 : 시카고 지역 재활센터 후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자선 이벤트다. 일반 참가자, 엘리트 선수, 소방관 등 다양한 그룹이 참여하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린다.

◆ 파이트 포 에어 클라임 (Fight For Air Climb)
위치 : 미국 전역 (라스베이거스 STRAT 타워 등)
성격 : 미국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전국적인 폐 질환 기금 모금 캠페인의 일환이다. 라스베이거스의 108층짜리 STRAT 타워를 비롯하여, 미국 전역의 고층 빌딩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되는 것이 특징이다.
3. 어떻게 세계 순위가 매겨지나?
이러한 개별 대회들은 '타워러닝 세계 협회(TWA, Towerrunning World Association)'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하나의 글로벌 서킷으로 연결된다. 협회는 전 세계 주요 대회를 월드컵, 마스터스 레이스 등으로 지정하고, 선수들은 각 대회 성적에 따라 랭킹 포인트를 획득한다. 이 포인트를 합산하여 연말에 세계 챔피언과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체계적인 스포츠 리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 알아둘 점
난이도 : 단순히 계단 수가 많다고 더 어려운 것은 아님. 계단의 폭과 경사, 중간에 복도가 있는지, 환기는 잘 되는지 등 코스의 특성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크게 달라진다.
참가 유형 : 엘리트 대회는 초청이나 기록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자선 대회는 대부분 누구나 참가비를 내고 도전할 수 있다.
안전 : 고층 건물을 오르는 것은 심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므로, 모든 대회는 참가자의 건강 상태를 엄격히 확인하며 철저한 안전 규정 속에서 진행된다.
'국제 &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다 위의 궁전 or 탄소 괴물 (4) | 2025.08.15 |
|---|---|
| 일본의 초고가 라멘들 (3) | 2025.08.14 |
| 최근 일본 스포츠계를 흔드는 사건들 (4) | 2025.08.12 |
| 8월 11일, 일본 국경일 '산의 날(山の日)' (4) | 2025.08.11 |
| 8월 10일, '세계 사자의 날' (6) | 2025.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