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복용한 피부 미용제
원나라 때 몽골 출신 의원인 홀사혜가 쓴 의학서이자 요리책 ‘음선정요(飮膳正要)’에 오미자가 맵고 달고 시고 쓰고 짠 다섯 가지 약의 성질을 갖고 있는 과실이라며 기운을 돕고 정력을 보완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약효가 있다는 오미자인데 그중에서도 정력을 높이는 강장 효과가 가장 뛰어 나다. 오미자의 강장 효과는 ‘소녀경’과 함께 지금은 사라진 고대 중국의 방중술 비법을 적은 ‘동현자’에도 임상사례가 적혀 있다. 중국의 쓰촨 지방인 촉나라 태수로 여경대라는 인물이 있었다. 나이가 칠십이 넘어 성적 능력이 쇠약해졌지만 우연히 묘약을 먹고는 연속해서 아들을 셋이나 낳았다. 하지만 부인이 덜컥 병이 들었다.
칠순이 넘은 남편에게 너무 시달렸기 때문이다. 약효를 경험한 여경대가 이러다 자칫 사람이 상하겠다 싶어 마당에 약을 버렸는데 마침 그곳에 있던 수탉이 버린 약을 냉큼 쪼아 먹었다. 그러더니 양기가 솟구쳤는지 옆에 있던 암탉에게 덤벼들어 올라타더니 한편으로는 교미를 하고 한편으로는 머리를 마구 쪼아댔다.
이렇게 며칠을 덤비니 마침내 암탉의 머리가 벗겨져 대머리가 됐다. 이를 본 사람들이 약의 이름을 대머리 독(禿)자에 닭 계(鷄)자를 써서 독계산(禿鷄散)이라고 지었다. 이 약이 동현자에 나오는 전설의 정력제인데 주원료가 오미자이다. 오미자는 정력에도 좋지만 계속 먹으면 피부가 어린아이처럼 고와진다고도 했다. 4세기 진나라 때 사람인 갈홍이 ‘포박자(抱朴子)’라는 책을 썼다. 포박자 내편에 각자에게 맞는 고유의 장수식품을 먹고 수백 살을 살았다는 여덟 명의 신선 이야기가 나온다. 이문자라는 신선이 16년 동안 오미자를 복용했더니 장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가 백옥처럼 하얗게 변하며 물에 젖지 않아도 항상 촉촉하고 윤기가 돌면서 탄력이 생겼다고 한다.
다섯 가지 맛의 신비를 간직한 오미자
오미자는 시고 떫고 짜고 매운맛과 단맛의 다섯 가지 맛을 겸비하고 있어 오미자라고 한다. 오미자(Schizandra chinensis Baillon)는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성의 넝쿨성 다년생 식물로 우리나라의 태백산, 지리산 등 깊은 산속에서 자생한다. 잎은 새로 뻗는 줄기에서 어긋나며 잎의 크기는 9×6.5cm 정도의 계란형으로 끝은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는 둔한 톱니 모양이다.
줄기는 붉은빛이 돌고 2m 정도 뻗으며 9~10월이 되면 붉은 열매가 송이져서 익고 과실은 구형으로 지름 1cm 정도의 적색 공모양이다.
오미자의 근연식물로는 우리나라의 남부 도서지방,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 남오미자, 제주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흑오미자, 그리고 우리나라의 북부, 만주지방에 분포하는 북오미자(개오미자) 등이 있는데 남오미자는 북오미자의 상대적 이름으로 속칭일뿐 올바른 이름은 아니다. ‘대한약전’에는 오미자만을 한약재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미(五味)는 동양철학의 기본이론인 음양오행 학설에 나오는 용어로 다섯 가지 맛이 인체의 장부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음양오행에서 신맛은 인체의 간장과 담에 배속되고 신맛의 음식은 그 맛을 섭취할 때 간장과 담으로 가서 이롭게 한다는 뜻을 나타내며, 이러한 원리로 쓴맛의 음식은 심장과 소장을 이롭게 하고, 단맛의 음식은 비장과 위를 이롭게 하는 역할을 하고, 매운맛의 음식은 폐와 대장을 이롭게 하고, 짠맛의 음식은 신장과 방광을 이롭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예부터 오미자술은 강정주(强精酒)로서 칠비주(漆秘酒)를 제일로 꼽았는데 비법으로 만든 포도 색깔과 같이 검은색의 술이기 때문에 칠비주라 한다. 만드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지 30g, 오미자 30g, 대추 40g, 꿀 200g의 재료를 소주 한 되(1.8L)에 담아 약 3개월 동안 숙성시켜 포도와 같이 검은색이 되었을 때 하루에 20∼30cc씩 마시면 강정에 큰 효과가 있다. 재료로 쓰이는 원지는 신경 안정 및 불면증, 강장, 거담 등에 좋고 오미자는 자양, 강장, 거담, 해소에 좋으며 대추는 소화 및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허약한 사람, 피로할 때, 노화 방지, 식욕증진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중국의 약서‘천금방’에 의하면 중년을 넘은 남자나 기력이 쇠진하여 양사불기(陽事不氣; 발기하지 않는 것)에 오미자를 갈아서 가루를 한 숟가락씩 술에 타서 하루 세 번씩 백일동안 마시면 백전백승하여 열 명의 여자를 거느릴 수 있다고 하였다.
오미자는 특유의 맛 때문에 생으로는 먹기 힘들다. 따라서 대부분 열매를 말려 차로 우려 마시거나 설탕과 함께 재워 진액으로 먹는다. 오미자의 색깔은 정렬의 붉은색을 나타내고 있으며 다섯 가지 맛을 의미하는 오미처럼 다섯 가지 색인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을 오색이라고 한다.
오미처럼 이 다섯 가지 색은 우리 몸의 오장과 궁합이 잘 맞아 청색은 간장, 적색은 심장, 황색은 비장, 흰색은 폐, 흑색은 신장의 기운을 보한다고 한다. 정열과 생명력이 느껴지는 적색은 야채나 과일의 붉은 색소에 많이 들어 있는데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심장에 좋은‘라이코펜’성분이 대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붉은색 음식을 먹으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액순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며, 면역력이 증가하고 아울러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유익할 수 있다.
이러한 효능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오미자의‘신맛’성분에 포함되어 있는 말산과 타르타르산이 심장 활동을 도와 혈압을 조절하고 간장 대사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만화 <식객>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오미자의 놀라운 효과
오미자는 관상용으로도 많이 활용되었지만, 옛날부터 한약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수분을 포함한 사람 몸의 액체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정액이 새는 유정, 몽정, 요실금 등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서 입이 자주 마르고 갈증을 느낄 때에 복용하면 갈증이 제거된다. 때문에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뒤에 복용하면 더위를 이기고 갈증을 적게 느끼게 된다.
요즘이야 여름에 덥고 갈증을 느끼면 다양한 음료수를 섭취하며 갈증을 해소하지만 과거에는 더위와 갈증을 치료하는데 좋은 오미자, 맥문동, 인삼으로 여름 더위와 갈증을 치료하였다.
이 밖에도 오미자는 오래도록 잘 치유되지 않는 기침에 사용하고 심장 활동을 도와 혈압을 조절하고 간장의 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오미자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가 잘 소개되고 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아파트 건설 현장, 한 근로자는 우연히 일하다 오미자차 한 잔을 건네받게 된다. 오미자차를 마신 근로자는 “이는 세상에서 구할 수 없는 영혼의 맛”이라며 탄복하게 된다. 바로 갈증 해소에 오미자만 한 특효약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미자는 자주 갈증을 느끼는 당뇨 환자들에게 더없이 좋다. 또한, 묵은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 앞에 예로 든 것처럼,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용하면 기관지나 폐 건강 회복에도 도움이 되어 말을 많이 하는 선생님이나 가수들이 수시로 오미자차를 마시면 더욱 좋다. 따라서 근래 오미자는 질병의 유무와 관계없이 차(茶)나 술(酒)을 만들어 수시로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미자를 오래 복용하면 여성에게는 냉감을 없애주고 질의 이상분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간 기능도 보강시켜 줌으로써 피로감이 없어지고 피부가 고와진다. 대체로 오미자차는 10∼15g의 오미자를 물 500cc 정도에 넣고 약한 불로 끓여 꿀을 타서 수시로 마시든가 또는 냉수에 12시간 정도 담근 물을 끓여서 꿀을 타 수시로 마시면 좋다.
[농촌진흥청 '농사로-오리엔털 허브스토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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