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하면 날카로운 눈빛, 파이프 담배, 그리고 사냥모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탐정을 탄생시킨 작가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이 흙먼지 날리는 그라운드를 뒹굴던 '축구 선수'였다는 것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아. 그것도 무려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이었다는 사실.

1. 점잖은 의사 선생님, 'A. C. 스미스'로 위장하다
1880년대, 20대의 젊은 의사였던 코난 도일은 잉글랜드 남부 해안 도시 포츠머스(Portsmouth)의 사우스시 지역에 병원을 개업했다. 크리켓, 골프, 복싱 등 못 하는 운동이 없었던 만능 스포츠맨 도일은 끓어오르는 열정을 참지 못하고 지역 아마추어 축구팀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는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였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의사 선생님이 노동자들의 거친 스포츠로 여겨지던 축구를 한다는 것은 품위에 금이 가는 행동이라는 말씀.
환자들이 끊길 것을 걱정한 그는 기발한 꼼수를 냈는데, 바로 'A. C. 스미스(A.C. Smith)'라는 흔하디흔한 가명을 쓰고 몰래 출전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의 덩치와 얼굴을 아는 동네 사람들은 다 눈치챘겠지만)
2. 거구의 피지컬로 든든한 골키퍼가 되다
코난 도일의 주 포지션은 골키퍼, 때때로 우측 풀백을 소화하기도 했다.
왜 하필 골키퍼였을까?
그는 키가 185cm에 달하고 체중이 100kg을 육박할 정도로 골격이 장대한 거구였다. 규칙이 지금보다 훨씬 거칠고 몸싸움이 난무했던 당시 축구판에서, 코난 도일의 압도적인 피지컬은 골문을 틀어막는 데 아주 이상적이었다.
아마추어 수준이긴 했지만, 그는 꽤 민첩하고 안정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팀 내에서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3. 팩트체크: 진짜 지금의 '포츠머스 FC'에서 뛰었을까?
여기서 축구 팬들 사이에 잘못 오해 할 만한 지점을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인 포츠머스 FC(애칭 폼페이, Pompey)의 골키퍼였다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이 아니다.
코난 도일이 'A.C. 스미스'라는 가명으로 활약했던 팀은 1884년에 창단되어 1896년에 해체된 아마추어 팀 '포츠머스 AFC(Portsmouth Association Football Club)'였다.
현재 프로 리그에서 뛰고 있는 포츠머스 FC는 그가 축구화를 벗은 후인 1898년에 새롭게 창단된 팀으로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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