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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사회

특별하고 아름다운 계단들

단순히 층과 층을 연결하는 통로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여기,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고 예술이 된 계단들이 있다.

 

속도에 저항하는 롤러코스터부터 신에게 다가가는 기하학까지. 오르는 행위 자체를 황홀한 경험으로 바꿔놓는 전 세계의 매혹적인 계단 7곳을 소개해본다.

 

 

 

1. 속도의 아이러니: 타이거 앤 터틀 – 매직 마운틴 (독일)

 

"걸어서 올라가는 롤러코스터"

 

LA TIMES 발췌

 

멀리서 보면 아찔한 롤러코스터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사람의 발로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하는 계단이다. 독일 뒤스부르크의 이 구조물은 ‘속도의 상징(롤러코스터)’을 ‘느림의 행위(도보)’로 전복시킨다. 물리적으로 걸을 수 없는 360도 회전 구간은 현대 문명의 무한 질주와 가속 강박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이자, 결코 닿을 수 없는 목적지에 대한 은유다.

 

위치: 독일 뒤스부르크

 

디자인: 하이케 무터 & 울리히 겐츠

 

 

 

2. 신성으로의 하강: 찬드 바오리 (인도)

 

"기하학적 질서의 극치"

 

History Hit 발췌

 

무려 9세기에 지어진 이 계단은 현대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비웃듯 완벽한 대칭을 자랑한다. 3,500개의 계단이 거대한 역피라미드를 그리며 물을 향해 뻗어 나간다. 이곳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일은 단순히 물을 긷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혼돈에서 질서로, 세속에서 신성으로 향하는 명상적인 하강을 의미한다.

 

위치: 인도 라자스탄

 

특징: 약 3,500개의 대칭 계단 (9세기 건설)

 

 

 

3. 끝없는 미로: 베셀 (미국)

 

"목적지 없는 도시의 전망대"

 

 

뉴욕 허드슨 야드에 들어선 거대한 벌집. 154개의 계단이 얽히고설킨 '베셀'에는 정해진 목적지가 없다. 오로지 오르고 내리는 행위, 그리고 그 안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경험만이 존재한다. 현대 소비문화 속에서 ‘경험’ 자체가 어떻게 상품화되는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논쟁적이면서도 매혹적인 랜드마크다.

 

위치: 미국 뉴욕

 

설계: 토머스 헤더윅

 

 

 

4. 이민자의 러브레터: 셀라론 계단 (브라질)

 

"파편으로 빚어낸 헌정의 모자이크"

 

tripadvisor 발췌

 

리우의 빈민가와 도심을 잇는 이 계단은 세상에서 가장 알록달록한 캔버스다. 칠레 출신 예술가 호르헤 셀라론이 전 세계에서 모은 타일 조각으로 215개의 계단을 뒤덮었다. 낡고 위험했던 계단은 한 예술가의 집념을 통해 “나의 조국 브라질에 바치는 헌사”이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위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특징: 215개 계단을 뒤덮은 전 세계의 타일 모자이크

 

 

 

5. 무한의 순환: 바티칸 ‘모모 계단’ (이탈리아)

 

"마주치지 않는 영원한 흐름"

 

www.nda.ac.uk

 

바티칸 박물관의 출구에서 만나는 이 계단은 우아함의 결정체다.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서로를 볼 수 있지만, 결코 마주치지 않는 ‘이중 나선(Double Helix)’ 구조다. 수많은 인파가 물 흐르듯 교차하는 이 현대적 설계는 성스러운 공간에서의 ‘영원한 순환’과 ‘순례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냈다.

 

위치: 바티칸 박물관

 

설계: 주세페 모모 (1932년)

 

 

 

6. 왕의 DNA: 샹보르 성의 이중 나선 계단 (프랑스)

 

"다 빈치가 설계한 권력의 미로"

 

www.nda.ac.uk

 

DNA 구조가 발견되기 수백 년 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천재성은 이미 샹보르 성에 구현되어 있었다. 두 개의 나선이 중앙 기둥을 감싸며 올라가는 구조 덕분에, 왕과 손님(혹은 정부)은 서로의 기척을 느끼면서도 마주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16세기 르네상스의 과학적 호기심과 절대 왕정의 은밀한 권력을 상징한다.

 

위치: 프랑스 루아르 계곡 샹보르 성

 

설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추정

 

 

 

7. 지식으로의 비상: 리브라리아 레루 계단 (포르투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의 심장"

 

architizer.com

 

해리포터의 마법 학교를 연상시키는 이 붉은 계단은 서점 한가운데서 유기적인 곡선을 그리며 피어난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갈라지고 합쳐지는 목조 장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조각 작품이다. 책들이 꽂힌 서가로 향하는 이 계단은 현실 세계를 떠나 지식과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황홀한 통로’다.

 

위치: 포르투갈 포르투

 

특징: 유기적 곡선미가 돋보이는 붉은 목조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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