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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사회

"덜 익은 거 아니야?" 대만을 홀린 '생(生)'도넛의 반전 매력

요즘 대만 타이베이 거리를 걷다 보면 낯선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딤섬집도, 망고빙수집도 아닌데 뙤약볕 아래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죠. "도대체 뭘 팔길래?" 하고 기웃거려 보면 십중팔구 '생도넛(生甜甜圈)' 가게다.

 

www.nownews.com

 

"도넛이 생(生)이라니, 반죽이 덜 익었다는 소리인가?" 이름만 듣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생'은 회(Sashimi)처럼 날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일본 디저트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이 단어는 '입안에서 녹아내릴 듯한 부드러움'과 '갓 만든 신선함'을 뜻하는 일종의 마법 주문 같은 것.

 

마치 '생초콜릿'이 일반 초콜릿보다 훨씬 부드럽고 쫀득한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수분을 가득 머금은 반죽을 고온에서 순식간에 튀겨내, 겉은 얇은 종이처럼 바삭하고 속은 찰떡처럼 쫄깃하면서도 촉촉하다. 한 입 베어 물면 "아, 내가 알던 퍽퍽한 도넛은 가짜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I’m Donut? 홈페이지

 

이 열풍의 진원지는 일본에서 건너온 '아임도넛?(I’m Donut?)'이다. 타이베이 동화남로에 문을 열자마자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오픈런'은 기본이고 점심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SOLD OUT' 팻말이 걸린다.

 

재미있는 건 대만 사람들의 '진심'이다. 일본 브랜드를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대만식 햄버거인 '과바오' 맛 도넛이나 타로, 밀크티 맛 같은 '대만 로컬 버전'을 만들어낸다. 개당 4~5천 원이나 하는 비싼 몸값이지만,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 황홀한 식감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여는 게 아깝지 않다는 분위기다.

 

85도씨 제품과 미스터도넛 제품 사진

 

이제는 유명 맛집을 넘어 동네 빵집, 심지어 국민 카페인 '85도씨'와 편의점까지 이 전쟁에 참전했다. "우리 집 도넛이 더 부드러워!"라고 외치며 크림을 빵빵하게 채워 넣고 있는 상황이란다.

 

만약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우육면 한 그릇 비우고 난 뒤, 디저트 배는 꼭 남겨둘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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