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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말총으로 연주되는 악기들

'K-POP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갓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성은 작품 속 묘사된 분위기와 함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인데, 이 갓을 만드는 소재 중에 말총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말총, 즉 말의 꼬리털은 매우 가볍고 질기기 때문에 모자의 일종인 갓을 만드는 소재로 상당히 적합하다.

 

 

 

말총은 비단 갓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볼 수 있는 분야가 악기다.

 

 

 

 

서양의 대표적인 현악기인 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는 활을 필요로 한다. 이때 사용되는 활(horsehair bow)의 활대(bow stick)에 걸려있는 수십~수백 가닥의 말총이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낸다.

 

말총에 송진(rosin)을 바르면 끈적임이 생겨 현을 긁어주면서 진동을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이 없으면 현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말총의 거친 표면이 현을 "물고" 진동을 전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 셈이다.

 

 

(좌) 해금 (우) 아쟁 / 국립국악관현악단

 

 

우리나라의 해금과 아쟁도 말총이 사용되는 악기들이다.

 

해금은 활과 줄이 분리되지 않고 말총 활이 줄 사이에 끼워져 있어, 줄 안팎을 문지르며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연주된다. 해금 특유의 애잔하고 섬세한 음색은 말총 활의 탄성과 마찰에서 비롯된다.

 

큰 거문고 같은 악기인 아쟁은 활로 켜서 연주할 때 말총 활을 사용한다. 다른 활줄악기에 비해 힘 있는 저음과 독특한 긁는 듯한 음색을 내는 데 말총의 질감이 큰 역할을 한다.

 

이밖에 중국의 얼후(二胡)나 몽골의 마두금(馬頭琴, Morin khuur) 같은 악기들도 제작에 말총이 사용된다.

 

 

참고로 명품 활 제작에서는 흰 말의 꼬리털이 최고급으로 여겨지며, 특히 시베리아산 말총이 가장 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흑마의 말총은 거칠어 잘 쓰이지 않지만, 일부 전통음악에서는 오히려 강한 음색을 내는 용도로 선호하기도 한다고.

 

세계적인 연주자들은 활의 말총을 몇 달에 한 번씩 교체하는데, 교체 시기가 연주 스타일과 소리에 민감하게 작용해 “활 말총 교체”가 연주자들의 작은 의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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