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신하고 독특한 떠올림을 아이디어(Idea)라고 합니다. 새로운 작품이나 새로운 사업 등을 시작할 때 기본이 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창의성과 차별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됩니다. 경영•경제적인 측면에서 1, 2차 산업시대에서는 양과 품질, 효율성의 경쟁이었다면 그 이후의 사회에서는 아이디어 경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기업 입장에서는 아이디어에 방향성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9년에 야심차게 시작해 2015년 파산을 신청한 크라우드 펀딩 기반의 ‘쿼키(Quirky)’라는 발명기업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 공모를 받아 높은 평가를 받은 아이디어를 상업적 상품으로 제작했고 시장에 내놓는 구조였습니다. 설립당시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밴처 캐피탈회사인 앤더슨 호로비츠 등으로부터 1억 85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회원수가 100만명에 달하며 상업화한 상품이 400여종에 이를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파산에 이른 것은 매출대비 비용이 컸기 때문입니다.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렇다할 수익모델 없이 부채만 늘어갔습니다.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머물때와 사람의 필요가 결부된 사업성과 만났을때 그 격차가 크다는 것을 자명하게 보여줍니다.
LG는 2013년 쿼키를 벤치마킹한 LG의 사내 포털 ‘LG-LIFE’를 오픈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LG전자에서 ‘아이디어LG’를 주최해서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공모, 채택된 아이디어로 제작된 제품 매출의 4%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디어LG’는 단발성 행사로 끝났고, 선도적이거나 인상적인 결과는 나오지 못했습니다.(휴대폰 케이스 충전기, 패션 안전 무선이어폰)
아이디어를 짜내고 모으고 적용하려는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고 권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그것도 LG와 같은 대기업이라면 아이디어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제안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와 IoT(Internet of Things)가 IT•전자업계의 최대현안이고 신수종사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지상과제인 상태에서, OS나 플랫폼이 없는(그렇다고 현재 시장 1위도 아닌) LG라면 무엇보다 앞으로듸 대응 방향과 비전을 선정하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고 봅니다.
제안자들의 미시적인 시각과 기대감이 시대의 요구와 괴리를 일으킬 때 가져오는 실패는 쿼키가 이미 보여줬습니다. LG에게는 ‘폭넓은’ 아이디어 보다 ‘선명한’ 사업영역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고민과 통찰은 경영하는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생각됩니다. 흡입력 강한 진공청소기와 소리•진동없는 세탁기가 여전히 중요하다면 그냥 그런 제품 만드는 기업으로 남으면 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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