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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보/사회

특이한 세금



■턱수염세
러시아의 개혁 군주인 표트르(Pyotr Alexeyevich Romanov) 대제는 취임 후 귀족들에게 턱수염을 깎을 것을 명령합니다. 유럽에서 유학시절을 보낸 표트르 대제는 근대화된 유럽을 보면서 러시아의 근대화를 꿈꿨는데, 당시 러시아 귀족들의 긴 턱수염이 낡은 전통이자 후진성을 보여준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에 직접적인 탄압대신 ‘턱수염세’를 꾀하게 되는데, 당시의 100루블(현재가치 약 400만원)을 부과하여 턱수염을 길러도 되는 일종의 면허(휴대용 동전형태)를 주었습니다. 제도 시행 초창기에는 많은 반대에 부딪혔지만 점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 1772년 제도시행 7년만에 턱수염이 있는 사람들이 사라졌고 자연히 턱수염세를 폐기하게 됐습니다.


방귀세
반추동물인 소는 먹이를 되새김질하면서 방귀나 트림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메탄(methane)을 다량 배출합니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데 23배나 되는데, 소 한 마리가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하는 연간 메탄은 약 4t으로 승용차보다 1.5배나 많습니다. 이에 뉴질랜드나 덴마크 등과 같은 축산국가들은 메탄을 줄이기 위한 사료 개발과 소의 소화과정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에스토니아에서는 소를 키우려면 내야하는 일명 ‘방귀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창문세
창문세는 납세자가 소유한 집의 창문 수에 따라 부과한 세금입니다. 당시의 창문은 사치품에 속하며, 유리 역시 고가였기 때문에 창문의 수가 소유한 사람의 재산수준을 가늠하는데 어느정도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창문세의 도입에 관해서는 분분하지만 1303년에 프랑스의 필립 4세가 세원확보를 하기위해 신설한 것을 최초로 보며, 이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었습니다.




모자세
모자세는 1784년부터 1811년까지 영국에서 시행된 세금제도로 다분히 영국적인 세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영국 신사들은 옷차림에 멋을 더하거나 격식과 예의를 차릴 때 모자를 활용하였는데, 경제수준에 따라 모자의 수가 달랐습니다. 모자의 가격에 따라 세금이 올라갔으며 모자세를 내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물리기도 했습니다.


오줌세
로마의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영토확장을 위해 군대 양성을 해야했고, 자연히 상당한 재원이 필요했습니다. 고민끝에 로마에 퍼져있던 공중화장실을 활용하는 방법을 떠올렸고, 공중화장실에 모인 오줌을 수거해서 활용하는 섬유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당시 양털로 옷감을 만드는 과정에서 양털에 묻어있는 기름기를 빼는데 오줌이 사용되었는데, 공짜로 사용하던 섬유업자들에게 대가로 세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호흡세
지난 2008년 중국과학원의 회원이 이산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호흡세(呼吸稅, Breathing Tax)를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상 인두세와 다를 바 없다며 당시 많은 반대여론에 부딪혔고 시행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4년부터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서 ‘공조설비이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공항업계에서 유래가 없는 일로 일종의 호흡세라고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공항측은 [오염물질 배제, 신선한 공기를 배출하여 환경개선 도모, 승객 건강을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조명세
1933년 독일에서는 ‘조명세’를 도입했는데, 설치된 조명에 세금을 매긴 것입니다. 같은 백열등이라도 촛대, 물방울, 버섯 등의 디자인에 따라 세율이 달랐고, 당시 화물차 전조등•충전용 랜턴 등 분류가 워낙 다양해서 거두는 사람과 내는 사람 모두 혼선이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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