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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고추냉이와 와사비는 어떻게 다른가

식생활에서 와사비와 고추냉이는 대개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동의어로 통용된다. 일상적인 언어 관습에서는 이를 언어적 차이로 취급하나, 식물분류학적 관점에서는 두 용어의 지칭 범위에 차이가 존재한다.

 

와사비 / www.shizuoka-wasabi.jp

 

와사비의 식물학적 정의

 

일식 등에서 조미료로 사용되는 식물의 학명은 Eutrema japonicum(과거 학명 Wasabia japonica)이다. 대한민국 국립수목원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이 식물의 표준 국명은 '고추냉이'다. 따라서 특정 식용 식물 자체만을 지칭할 때는 와사비와 고추냉이를 각각 일본어 명칭과 한국어 명칭으로 대응시키는 형태가 성립한다.

 

 

고추냉이 명칭의 분류학적 복수성

 

그러나 국내 자생 식물 중 명칭에 '고추냉이'를 포함하면서도 Eutrema japonicum과는 분류학적으로 상이한 종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참고추냉이(Cardamine pseudowasabi)'가 있다.

 

참고추냉이는 황새냉이속(Cardamine)으로 분류되며, 고추냉이속(Eutrema)에 속하는 와사비와는 속(Genus) 수준에서 구별되는 별개의 식물이다. 이는 명칭에 고추냉이가 포함된다고 하여 반드시 와사비와 생물학적 연관성을 가지는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분류학계에서 "와사비 = 고추냉이"라는 대입 공식이 단순화된 설명이라고 지적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명칭의 형성 배경

 

이러한 명칭의 중첩은 한국 식물명명법에서 흔히 나타나는 작명 방식에 기인한다. 형태나 향미가 유사한 자생 식물을 명명할 때 기존의 명칭을 응용하는 관행이 존재한다. 참나물, 참취, 참억새와 같이 접두사를 붙여 신종을 명명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참고추냉이 역시 와사비와 일정 부분 유사한 생태적·외형적 특성을 지녀 명칭이 파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두 식물은 명칭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식물학적으로 분리된 종이다.

 

서양식 고추냉이

가공 제품의 성분적 차이

 

소비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은 상업적 제품의 원료 구성에서 기인한다. 진짜 와사비는 저온의 청정 수계와 서늘한 기후 조건이 요구되어 재배가 까다롭고 생산량이 제한적이므로 단가가 높다.

 

이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가공 와사비 제품은 와사비 대신 서양고추냉이(Horseradish)와 겨자를 혼합하고 녹색 착색료를 첨가하여 제조된다. 서양고추냉이는 와사비와 유사한 매운맛을 내지만, 향미 성분의 화학적 구조는 상이하다. 시중 일식 가공업계에서 '생와사비'나 '본와사비'의 포함 여부를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원료적 차별성을 표시하기 위한 장치다.

 

 

표현의 기준 설정

 

식문화적 관점에서는 와사비와 고추냉이를 혼용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식물학적 맥락에서는 구분이 필요하다. 와사비는 특정 식용 식물인 Eutrema japonicum만을 지칭하는 반면, 고추냉이는 해당 식물의 표준명이면서 동시에 참고추냉이를 비롯해 유사 명칭을 공유하는 타 속 식물들을 포괄하는 명칭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식품 및 음식의 영역에서 다루는 와사비의 한국 표준명은 고추냉이가 맞으나, 식물학적 명명법상 고추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모든 식물이 와사비인 것은 아니다. 두 단어 사이에는 식물분류학적 구분이 명확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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