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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프랑스 왕실의 명령에서 시작된 와인잔, '바카랏(Baccarat)'

1764년, 프랑스 로렌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루이 15세의 특별한 명을 받아 탄생한 유리 공방.

 

무려 260년의 세월 동안 '크리스털의 제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왕실과 귀족들의 식탁을 빛내온 럭셔리 브랜드, 바로 바카랏(Baccarat)이다.

 

 

www.baccarat.com

1. 리델(Riedel)의 기능주의와 바카랏의 절대 미학

 

현대 와인잔의 역사를 논할 때 흔히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리델(Riedel)의 철학을 기준으로 삼곤 한다. 이에 리델이 포도 품종의 향과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잔의 두께를 얇게 하고 장식을 배제한 '기능적 혁명'을 이루었다면, 바카랏은 이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린다.

 

리델 이전의 와인잔이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시대의 정점에 바카랏이 있었고, 리델 이후 기능주의가 와인 테이스팅의 표준이 된 현대에 이르러서도 바카랏은 타협하지 않았다. 이들은 와인잔을 단순한 음용 도구로 한정 짓지 않고, 빛의 굴절과 크리스털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화려한 커팅이 선사하는 '시각적, 촉각적 황홀함'에 집중했다.

 

즉, 리델이 '와인의 맛'을 위해 존재한다면, 바카랏은 '와인을 마시는 순간의 품격'을 위해 존재하는 예술품으로서 독자적인 역사를 구축한 것이다.

 

 

 

2. 프랑스 최고 장인(M.O.F.)들이 빚어내는 빛의 예술

 

바카랏의 강점은 압도적인 투명도와 정교한 커팅에서 비롯되는 눈부신 아름다움에 있다.

 

이러한 완벽함은 프랑스 정부가 공인하는 명장인 '프랑스 최고 장인(Meilleurs Ouvriers de France, M.O.F.)'들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바카랏은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중에서도 가장 많은 M.O.F.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섭씨 1,000도가 넘는 용광로 앞에서 유리를 불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하학적인 패턴을 깎아내며 크리스털에 영혼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왼쪽> 아코르 오른쪽> 베가

 

3.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 아코르(Harcourt)와 베가(Vega)

 

바카랏의 아카이브에는 수많은 걸작이 존재하지만,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라인업은 단연 돋보인다.

 

▲ 아코르(Harcourt 1841): 1841년에 탄생하여 바카랏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라인이다. 육각형의 튼튼한 베이스와 크리스털을 평평하게 깎아낸 굵고 대담한 커팅이 특징.

 

프랑스 루이 필리프 왕이 사랑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해 전 세계 군주와 국가 원수들의 공식 만찬 테이블에 오르는 절대적인 권위의 상징이다.

 

▲ 베가(Vega): 1995년에 탄생하여 현대적인 세련미를 자랑하는 라인으로, 마치 마름모꼴 구슬을 꿰어 놓은 듯한 독특한 기하학적 형태의 스템(기둥)이 특징이다.

 

빛의 반사를 극대화하여 현대적인 식탁 위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4. 전 세계 왕실과 유명인들이 사랑한 크리스털

 

바카랏은 그 화려한 역사만큼이나 에피소드도 풍성하다.

 

제정 러시아의 차르 니콜라스 2세는 바카랏 크리스털에 매료된 나머지, 오직 러시아 황실의 주문만을 소화하기 위한 전용 가마를 바카랏 공장에 따로 만들도록 지시했을 정도였다.

 

또한,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 등 당대 최고의 안목을 지닌 유명인들의 요트와 저택에는 항상 바카랏의 크리스털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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