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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명품 와인잔 판도를 뒤흔드는 '조셉핀(Josephinenhütte)'

현대 와인잔의 역사를 논할 때, 품종별 맞춤형 잔의 시대를 연 '리델(Riedel)'이 1막, 깃털처럼 가벼운 두께와 우주적 각도로 혁신을 일으킨 '잘토(Zalto)'가 2막이라면, 3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하이엔드 와인잔의 판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강자가 있다.

 

바로 잘토의 창립자 가문 6대손인 쿠르트 요제프 잘토(Kurt Josef Zalto)가 야심 차게 선보인 '조셉핀(Josephinenhütte)'이다.

 

 

유리 기구 거장 쿠르트 잘토가 조용히 그의 걸작 와인 글라스를 발표했다 / 포브스

 

1. 찰토의 천재, 자신의 진정한 걸작으로 돌아오다

 

조셉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쿠르트 잘토라는 인물을 알아야 한다.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와인잔'이라 불리는 잘토 뎅크아트(Denk'Art) 시리즈를 직접 디자인하고 빚어낸 오스트리아 유리 장인 가문의 6대손이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자신의 이름이 붙은 회사(Zalto)를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절치부심한 그는 1842년 설립되어 한때 유럽 최고의 크리스탈 공방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쇠락했던 슐레지엔 지역의 유리 공방 '조셉핀(Josephinenhütte)'의 이름을 부활시켰다. 자신의 이름을 상표로 쓸 수 없게 된 천재 장인이, 과거의 위대한 유산에 현대적인 혁신을 결합하여 오직 '최고의 와인잔'을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완성한 것이 바로 지금의 조셉핀인 셈이다.

 

 

 

2. 기하학적 파격, '웨이브(Wave)' 디자인의 마법

 

리델이 볼(Bowl)의 크기로, 기존의 잘토가 직선적인 각도로 아로마를 통제했다면, 조셉핀은 잔의 중간 부분에 독특하게 꺾이는 '웨이브(Wave, 또는 Kink)'를 도입하여 유체 역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 소용돌이와 디캔팅 효과: 와인을 스월링(잔을 둥글게 돌리는 행위)할 때, 이 물결 모양의 굴곡에 와인이 부딪히며 부서진다. 이는 나선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어 와인이 산소와 닿는 면적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잔 안에서 순식간에 강력한 디캔팅(Decanting)이 일어나는 셈이다.

 

▲ 향의 증폭과 응집: 볼의 넓은 하단부에서 깨어난 복합적인 아로마는 웨이브 라인을 거치며 한 번 더 섬세하게 걸러지고, 좁아지는 림(Rim)을 통해 코끝으로 강력하게 응집되어 올라온다.

 

worldoffinewine.com

 

3. 평단과 거장들의 찬사: "현존하는 가장 다이내믹한 잔"

 

기존에 없던 기하학적인 디자인은 처음엔 낯설게 다가왔지만, 이내 전 세계 와인 평론가들과 전문가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 가장 가혹한 시험을 통과한 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와인 시험으로 꼽히는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MW)' 출신의 와인 작가들과 평론가들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조셉핀을 직접 테스트했다. 그들은 "기존의 어떤 하이엔드 잔보다 와인의 결점을 빠르게 찾아내고, 잠재된 향을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놀라운 해상도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 포브스(Forbes)의 헌사: 미국의 유력 매체 포브스는 쿠르트 잘토의 새로운 도전을 조명하며, 조셉핀을 가리켜 "유리공예의 거장이 조용히 세상에 내놓은 진정한 마스터피스(Masterpiece)"라고 극찬했다.

 

 

josephinen.com

 

4. 입으로 불어 빚어내는 궁극의 장인 정신

 

조셉핀 역시 리델의 최상위 라인이나 잘토와 마찬가지로 숙련된 장인들이 입으로 직접 불어 만드는 수제작(Mouth-blown) 방식을 고수한다. 깃털처럼 가벼운 무게와 입술에 닿는 듯 마는 듯한 초박형 림은 쿠르트 잘토의 시그니처 그대로다.

 

여기에 웨이브라는 고난도의 굴곡을 수작업으로 일정하게 뽑아내는 것은 극한의 기술력을 요구하기에, 조셉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조각품으로 대우받는다.

 

 

 

리델이 포도 품종이라는 맞춤형 기준을 세우고, 잘토가 극강의 가벼움과 직선의 미학을 완성했다면, 조셉핀은 공기와 액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라는 한 차원 진보된 과학을 유려한 곡선 속에 담아냈다. 와인잔의 패러다임이 진화하는 역사의 최전선에 바로 조셉핀이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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