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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보/통계

건강과 질병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의하면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신체와 정신,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모두다웰빙(well-being) 상태에 있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즉 건강은 신체와 정신의 질환 유무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최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기본적 지표는 평균수명 또는 ‘0세에서의 기대여명을 들 수 있다. 건강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라고 할 때, 평균수명이 길고 짧음은 인구집단의 사회적 역능성의 기본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71 62.3세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1988 70세를 넘어섰고 2013년에는 81.9세가 되었다(그림 Ⅲ-1). 이는 OECD 평균 80.5세보다 1.4년 더 긴 것이다.

 

 

  평균수명은 여자가 남자보다 길다. 1971년에 남자 59.0, 여자 66.1세로 7.1세 차이가 났고, 이후 매년 남녀 모두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3년에는 남자 78.5, 여자85.1세로 남녀 간 수명 차이가 6.6세로 약간 줄어들었다. 독일 4.6, 스웨덴 3.6, 아이슬란드 3.2, 덴마크 4.1, 영국 3.7세 등 OECD주요 국가들은 한국보다 남녀 간 수명 차이가 적은 편이다(그림 Ⅲ-2).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긴 것은 산업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출산과 관련된 모성사망의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남자들이 위험한 일이나 장소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수명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가 많아지면서 수명 차이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평균수명은 단순히 기대수명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의 질적 측면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일상적 활동의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인구가 많아지거나 또는 만성질환으로 신체적 기능의 제한을 받거나 와병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해당하는 인구만큼 그 사회의 건강상태의 질이 낮다고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을 보완하기 위한 지표로 건강수명이 있는데, 이는 평균수명에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하는 World Health Statistics 2015년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세로 평균수명과 약 9세 차이가 난다. 같은 해에 일본의 경우 평균수명은 84세이고 건강수명은 75세로 약 9세의 차이가 난다.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건강수명은 69-72세 수준이고 평균수명과의 차이는 대략 10세이다. 즉 평균수명이나 건강수명의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인의 건강상태는 다른 선진국 국민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는 주관적 건강상태이다. 최근 들어 삶의 질 측정에서 주관적 지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주관적 건강상태도 건강 영역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관적 지표의 하나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자신의 건강상태가좋음또는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8 42.8%, 2010 36.6%, 201335.1%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50%를 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2013 OECD 국가들에서 이 비율은 평균 약 70%인데, 한국은 그 절반 수준이다. 평균수명은 선진국 수준이 되었지만,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상태는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질병상태의 총괄지표는 유병률인데, 조사시점 이전 2주 동안 질병상태를 경험한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하는 2주간 유병률을 사용한다. 지난 10여 년간 2주간 유병률은 20% 내외이고 여자의 유병률이 남자보다 일관되게 높다( Ⅲ-1). 사망률은 남자가 높지만 유병률은 여자가 높은 것이 선진 산업사회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리고 19세 이상 성인 중 건강상의 문제나 신체 혹은 정신적 장애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은 경우인 활동제한율은 20136.7%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주요 질환의 유병률을 살펴보자. 만성질환 중 대사성 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 유병률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그림 Ⅲ-3). 당뇨병 유병률은 만 30세 이상으로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의사의 진단을 받았거나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의 백분율을 의미하는데 2005 9.1%에서 매년 조금씩 상승하여 2013 11.0%에 이르고 있다. 고혈압 유병률은 만30세 이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 또는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의 백분율로 2005 28.0%에서 2007 24.6%로 낮아졌다가 이후 계속 상승하여 2013년에는 27.3%가 되었다. 30세 이상 성인의 약 1/3 이상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3 OECD 국가들에서 20-79세 성인 인구의 평균 6.8%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7.5%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은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간주된다. 평소 개인의 건강증진 노력이나 1차 의료기관에서의 적절한 질병관리를 통해 유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건강관리가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암 발생의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암센터의 ‘2012년 국가암 등록통계에 의하면, 전체 암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새로 보고된 환자수인 조발생률이 1999 214.2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2년에 445.3명이 되었다. 한 시점 에서 인구 대비 암 환자수를 의미하는 암 유병률은 2011년 현재 2.2%이다. 국제비교를 위해 피부암 등을 제외하고 다시 계산하면, 2012OECD 국가들의 암 발생 평균 추정치는 인구 10만 명당 271.5명인데 한국은 299.0명으로 이보다 더 높다.



  정신건강 지표로 스트레스 인지율이 있는데, 이 지표는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대단히 많이또는많이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을 나타낸다. 이 비율은 1998 36.5%, 2001 34.6%, 2005 35.1%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가 이후 감소하여 2013년에는 24.4%로 나타난다(그림 Ⅲ-4). 스트레스 인지율은 여자가 남자보다 높다.

 

  안전이 중시되는 최근 경향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건강 요소는 사고와 중독 등 손상경험이다. 연간손상경험률은 최근 1년 동안 병의원이나 응급실 등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고나 중독을 경험한 사람들의 비율을 나타내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로 파악되는 이 비율은 2013 7.5%로 매년 7% 수준에서 일정하다.

 

  유병과 함께 사망은 건강상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 Ⅲ-2>는 사망원인별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를 보여주고 있다. 총사망률은 1995 532.1명에서 계속 감소하여 2000년대 후반에 500명 이하로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2014년에는 527.3명을 기록하였다. 사망원인으로는 암이 1위이고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같은 순환기계 질환이 그 다음을 차지한다. 암에 의한 사망은 1995년 인구 10만 명당 110.5명에서 2014 150.9명으로 증가하였다. 순환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은 1995 138.9명에서 2009109.2명까지 감소하였으나 이후 다시 증가하여 2014년에는 113.9명이 되었다. 순환기계 질환은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으로 나누어지는데,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소화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1995 39.2명에서 2014 22.4명으로 크게 감소하였다. 질병 이외의 원인으로는 운수사고 사망이 1995 38.7명에서 2014 11.2명으로 감소하였으나 자살은 1995 10.8명에서 2011 31.7명까지 증가하였다가 2014 27.3명으로 약간 감소하였다. OECD 보건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암과 뇌졸중 사망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높고 허혈성심장질환 사망은 평균보다 낮다. 또한 교통사고나 자살과 같은 외인에 의한 사망도 평균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의 사회동향 2015 '건강 영역의 주요 동향', 통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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