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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보/사회

고용률과 실업률(2016)



  고용률과 실업률로 대변되는 노동시장의 양적 성과를 살펴보자. 한국의 고용률은 2015년 현재 60.3%이다. 고령화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하여 생산가능인구를 15-64세로 제한하면 고용률은 65.7%로 높아진다. 취업자는 2014년(고용률 65.3%)에 비해 30만여 명 증가하였지만, 고용률 증가폭은 0.4%p에 그쳐 예년에 비해 둔화되었다. 고용 둔화는 대체로 2015년의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조금 더 눈여겨 볼 것은 인구집단별로 고용의 추이가 상이하다는 점이다.


  신규취업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25-29세 청년집단의 고용 사정이 남녀 공히 좋지 않았다는 점(전년 대비 남성 고용률 0.1%p, 여성 고용률 0.2%p 하락)과 경력 고조기라 할 30-40대 남성의 고용률이 소폭 하락한 점 등은 우려할 만한 점이다. 반면, 고용률이 높아진 집단도 있다. 여성 고용률은 2014년 대비 0.8%p 높아진 55.7%로 최근의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이는 남성 고용률이 75.7%로 2014년 수준에서 달라지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표Ⅴ-1).



  여성 고용의 증가와 남성 고용의 지체로 남녀간 고용격차(20.0%p) 역시 감소하였다. 그러나 [그림Ⅴ-1]이 보여주듯 이 정도의 감소 추세로는 OECD 주요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을 보이는 한국의 남녀 간 고용격차를 의미 있게 줄이기에 충분하지 않다.



  고용률의 상승은 주로 20-24세 청년층과 중고령층의 취업자 증가 때문이다. 이 연령대의 청년 고용률은 46.1%로 2014년 대비 1.3%p 상승하였다. 성별로는 여성 고용률(50.8%)이 남성 고용률(40.8%)을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25세 이하 청년층의 고용률 상승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의 청년층 흡수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8월 기준 20-29세 연령층의 시간제 일자리 취업자수는 45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6.6%p 증가하였다. 중고령층의 취업자 증가도 뚜렷해 2015년 이 집단의 고용률은 전년 대비 1.0%p 상승한 58.1%이다.


  청년층과 중고령층에서 공히 나타나고 있는 여성 고용률의 증가는 최근 고용률 추세의 특징이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했던 성별 고용률 격차가 큰 폭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전체고용규모와 개인 경력 모두 성숙기에 해당하는 30-40대에서 남녀 간 고용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 연령대 남성 고용률이 91.6%에 달하는 데 비해 같은 연령대 여성 고용률은 61.6%에 불과하다. 특히 육아가 집중되는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여전히 56.9% 정도로 매우 낮다.


  한편, 실업률은 2015년 평균 3.7%로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2%로 2014년 대비 0.2%p 증가하였고, 이러한 추세는 2016년 전기 더욱 가속화되어 결국 10%대에 진입하였다. 2016년 1/4분기와 2/4분기 실업률은 각각 11.3%와 10.3%이다. 이러한 변화는 30-49세와 50-64세 연령집단의 실업률이 각각 1.2%p와 0.4%p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표Ⅴ-2).



  청년층 실업률의 상승은 이들이 안정성이 낮은 직업에 분포해 고용과 실업 상태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음을 암시한다. 학업과 취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은 20-24세 청년들이 임시직이나 시간제 취업에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재학 중 직장체험 비율이 40%이고, 그 중 시간제 취업이 69.1%에 이른다는 통계가 이를 반영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직장을 얻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대략 1년여가 걸린다는 점은 이들이 노동시장에 정착하기 쉽지 않은 현실임을 말해 준다. 2015년의 경우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약 11개월로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 14개월로 여성 9개월보다 길다.


  첫 일자리의 근로형태를 살펴보면, 2015년 현재 취업자의 13.4%가 시간제 일자리에 취직해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3%p 늘어난 것이다. 첫 일자리가 시간제인 경우는 남성 15.1%, 여성 12.1%로 남성이 더 높다. 전일제 일자리는 남녀 공히 약간 줄었다(표Ⅴ-3).



  다음으로 취업자 구성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그림Ⅴ-2]는 2015년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별 구성 현황을 보여준다. 우선, 임금근로자 비중은 74.1%로 2014년 73.2%에 비해 0.9%p 증가하였다.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자영업자의 비중은 21.5%로 이탈리아와 함께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중 영세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의 15.4%를 차지하고 있다.



  <표Ⅴ-4>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취업자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2014년 대비 약 249만 명 늘어 경제의 서비스화 혹은 서비스업 확대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 상대적 고부가가치 업종의 고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표Ⅴ-4>가 제시하는 것처럼, 서비스업 전체 고용의 증가세는 2014년 424만 명에서 2015년 249만 명으로 상당히 위축되었다. 고용증가를 주도하던 서비스업의 위축은 2015년의 전반적인 고용 둔화로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용량이 큰 도소매업의 고용 감소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고용 증가 둔화가 서비스업 고용 위축의 중심에 있었다. 한편, 제조업의 고용 증가가 서비스업 고용 둔화를 다소 상쇄하였다.


  서비스업은 2015년에 주춤하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간 고용 증가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는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월평균 임금이 200만 원 미만인 저숙련, 저임금 업종에 치우쳐 있다. [그림Ⅴ-3]은 이러한 저숙련, 저임금 업종의 고용 증가를 여성취업자가 주도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숙박·음식점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여성취업자 증가폭이 남성의 4배 이상에 달한다. 요컨대 최근 가속화된 탈산업화, 서비스 경제화의 경향이 저부가가치화, 고용의 질 저하, 그리고 고용의 여성화 등을 수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노동시장 부문에서도 200만 원 미만의 저임금 노동력 증가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외국인 취업자는 2013년 76만 명에서 2015년 93만 8,000명으로 빠르게 증가하였다(표Ⅴ-5). 이들 중 한국계 중국인의 비중이 46.6%로 가장 높다. 증가 속도는 남성과 여성이 비슷하며, 남성은 주로 제조업(55.8%), 여성은 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38.8%)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인 58.0%가 월평균 200만 원 미만의 저임금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한, 저임금군에 빠질 위험은 여성의 경우 한층 높다. 전체 외국인 여성 근로자의 80.3%(남성은 47.3%)가 월평균 200만 원 이하, 11.0%가 1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 단, 2014년 대비 2015년에 200만 원 미만 근로자의 비중이 약 7%p가량 감소한 사실은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가 다소 개선되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전통적으로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했던 서비스업종으로서 금융·보험업의 경우 최근 단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고용 감소가 현저하다. 2015년 한 해만 약 4만 8,000여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앞서 전문직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고용 증가를 언급했으나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이렇게 보면 서비스 경제화가 현재까지 한국 고용구조에 미친 대체적인 영향은 경제의 고도화보다는 전반적인 고용의 질 저하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국의 사회동향 2016 '노동 영역의 주요 동향', 통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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