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잘 나가는 물류기업, 키워드는 '특화'
- 일본 물류∙유통업계 최대 인력난 등 위기 봉착 -
-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성장세 보이는 일본 중소중견 기업 사례 소개 -
□ 서두
ㅇ 일본의 고용환경은 최근 역사적인 호황세로, 실질적인 완전고용 상태가 실현되고 있음.
- 2017년 완전실업률은 2.8%, 평균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인당 구인건수)는 1.50, 4년제 대졸자 취업률은 약 98%를 각각 기록하는 등, 통계상 1970년대 고도성장기 수준의 고용환경을 나타냄.
일본 완전실업률 및 유효구인배율 추이
자료원: 일본 총무성, 후생노동성
ㅇ 대부분의 업종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물류·유통 분야는 특히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음.
- 4년제 대졸 유효구인배율을 살펴보면, 유통업(11.32)은 전 업종(1.78)의 6.3배를 기록
일본 4년제 대졸자 유효구인배율 추이(전 업종, 유통업 비교)
자료원: 리쿠르트 홀딩스
- 관리직, 현장근무자 등 전방위적으로 인재가 부족하며, 특히 일본 내 택배 중 99%를 차지하는 트럭운수의 운전수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음.
ㅇ 2017년 하반기에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ヤマト運輸)가 일손 부족을 이유로 27년 만에 운임 인상을 단행했으며, 일본의 고질적인 물류인프라 부족현상이 표면화 되는 등 일본 물류·유통업계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임.
ㅇ 이러한 가운데,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중소·중견 유통회사들이 있으며,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기업의 사례를 조사함.
□ 택배업계의 저가 항공, 에코하이
ㅇ 도쿄에 본사를 둔 에코하이(ecohai)사는, 전동 자전거로 화물을 배달하는 택배회사로,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배달요금임.
- 에코하이의 배달요금은 1개 390엔(약 4000원)으로, 일본 수도권 내 타 택배회사 요금(도쿄 내에서의 평균 배달요금: 1만2000~1만4000원)대비 약 1/3 가격임.
- 도쿄의 한 중견 섬유패션 회사는 언론인터뷰에서 에코하이를 이용한 이후 연간 약 100만 엔(약 1000만 원)의 운송비가 절감됐다고 밝힘.
에코하이의 택배원 및 전동자전거
자료원: 에코하이 홈페이지
ㅇ 에코하이는 타 기업과는 다른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렴한 배달요금을 실현하고 있음.
- 우선 에코하이가 취급하는 화물은 일본 택배화물 분류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인 80사이즈(화물의 가로·세로·높이의 합이 80cm 미만) 물건에 한정해, 큰 화물을 취급할 경우 발생하는 비효율을 최소화
큰 화물과 작은 화물을 함께 배송할 시 발생하는 비효율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 대부분의 택배회사가 일본 전역을 영업 범위로 하는 가운데 에코하이는 택배지역을 일본의 3대 도시인 도쿄, 오사카, 나고야로 국한함으로써 경비를 절감하고 있음. 참고로 3개 도시 간의 택배(가령 도쿄에서 오사카로 화물배송)는 정기 화물트럭을 활용해 일괄해서 각 도시의 영업소로 운송 후 해당도시의 택배인력이 배달하며, 모두 동일한 390엔의 요금을 적용
- 일본 택배업계에서 일반화돼 있는 배송시간 지정 서비스나 냉장·냉동택배 등의 옵션도 모두 없앰.
- 특별한 운전기술이 없는 사람도 쉽게 몰 수 있는 전동 자전거를 이용하며, 작은 화물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여성 택배원 활용도 가능해 인력 확보 측면에서도 타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음.
- 에코하이의 영업을 총괄하는 임원은 "에코하이는 화물 크기, 영업 범위를 제한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해 택배의 본연의 업무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른바 '택배업계의 저가 항공'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힘.
ㅇ 일본 경제 전문가인 모리나가 타쿠로에 의하면, 에코하이는 택배업계에서 '가장 돈이 되는' 부분만을 취한 비즈니스 형태로 평함.
- 에코하이는 고객 중 약 80%가 법인임. 법인을 상대할 경우 화물 택배 시 발생하는 배송 오류나 재발송 리스크가 현저히 낮아짐.
- 또한 법인을 타깃으로 할 경우 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3대 도시만을 영업 범위로 해도 택배수요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음.
- 에코하이는 2017년 기준 연간 1100만 건의 택배를 취급했으며, 매출액은 35억 엔(약 350억 원)을 기록했음.
□ 의류만을 위한 운송업체
ㅇ 도쿄에 소재한 중소기업 엑셀런트 큐빈(エクセレント急便)은 의류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최근 의류업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기업임.
- 해당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대량의 의류를 옷걸이에 건 채로 배송할 수 있는 행거 트럭임.
엑셀런트 큐빈의 행거 트럭
자료원: 엑셀런트 큐빈 홈페이지
- 일반적인 택배회사의 경우 의류를 박스에 담아서 운반하기 때문에 생산지에서 옷을 갠 후 포장했다가 판매점에서 다시 포장을 뜯어야 하는 수고가 따르며, 옷에 구김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함.
- 엑셀런트 큐빈의 배송료는 일반적인 택배회사보다 약 50% 정도 비싸나 포장의 수고를 덜 수 있고 상품에 구김이 발생할 염려가 없어, 특히 고급 의류 소매점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음.
ㅇ 엑셀런트 큐빈은 의류에 특화한 옵션 서비스로 배송 전 검품도 실시하고 있음.
- 해외 공장에서 만든 의류제품을 매장에 배송하기 전에, 자사의 시설에서 불량 여부를 검사해 이상이 있을 경우 반품조치하고, 간단한 문제의 경우 즉석에서 수선까지 해줌.
ㅇ 검품에서 운송까지 일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의류업계에서 엑셀런트 큐빈을 이용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
- 2018년 매출액은 3억 엔(약 30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됨.
엑셀런트 큐빈 매출액 추이 및 전망
자료원: 해당 기업 인터뷰
- 많은 운송기업이 인력난으로 사업확장에 애로를 겪는 가운데, 엑셀런트 큐빈은 현재 16대를 보유하고 있는 행거 트럭을 2018년 중 20대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음.
□ 자판기에 캔음료를 채워, 매출 무려 4200억 원!
ㅇ 도쿄에 본사를 둔 HACHIYOH사는 자동판매기의 설치 및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유통기업임.
- 일본 캔음료를 생산하는 대기업 5개사(Suntory, KIRIN, Asahi, Pokka-Sapporo, Meiji)의 자동판매기를 일괄 관리하고 있음.
- HACHIYOH가 관리하는 자동판매기 수는 도쿄를 중심으로 약 7만2000대에 이르며, 일본 수도권에서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
ㅇ 대기업 5개사의 캔음료 제품을 일괄해서 자판기에 보충하기 때문에 물류 비용이 절감되는 데다, 총 250 종류의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설치하는 장소별로 고객에게 최적의 자동판매기를 제안할 수 있는 점이 HACHIYOH의 최대 강점임.
HACHIYOH의 비즈니스 모델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HACHIYOH가 관리하는 자판기에는 붉은 점선 안의 마크가 부착됨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 가령 유치원이나 유아용 학원 인근에는 어린이용 음료의 종류가 많은 자판기를, 공장 인근 부지에는 근로자에게 수요가 높은 캔 커피를 주축으로 하는 자판기를, 노인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는 녹차 종류 및 따뜻한 음료를 위주로 한 자판기 등을 제안함.
ㅇ 자판기에 캔음료를 보완하고 빈 캔을 수거하는 HACHIYOH의 직원(주로 트럭운전수)들은 신규로 자판기를 설치할 수 있을 만한 장소나 타 기업의 자판기의 현황 등을 세세하고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 직원이 자판기 신규 설치 및 기존 타 기업 자판기를 HACHIYOH 자판기로 교체하도록 하는 영업까지 담당함.
- 일본의 한 유통전문가에 의하면, 자동판매기의 매출은 90% 이상이 입지에 따라 결정됨. 따라서 지리나 설치 장소의 현황 등을 숙지한 현장 인력이 자판기 설치의 영업까지 도맡는 구조는 실효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음.
- HACHIYOH의 전체 직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500명이 음료 보충 및 신규 고객 개척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
ㅇ HACHIYOH는 자사의 유통 대상을 '자판기용 캔음료'에 특화시킴으로써 물류업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 2017년 매출액은 413억 엔(약 4200억 원)으로 2016년 대비 약 5%의 성장을 기록
□ 시사점
ㅇ 최근 일본 유통업계는 극심한 인력난, 배송 루트의 다양화, 택배 건수의 증가 및 건별 화물의 소형화 추세, 대기업 간의 M&A가 활발하게 추진되는 등 큰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음.
ㅇ 물류유통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가운데,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 보듯이 특히 중소·중견 유통기업의 경우 '특화'가 생존 및 성장을 위한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음.
[코트라(KOTRA) 2018년 2월 28일 내용 발췌]
'시사 정보 > 국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中, 떠오르는 네이티브 광고 시장 (0) | 2018.03.09 |
---|---|
추울수록 여행을, 중국의 빙설(冰雪)여행 열풍 (0) | 2018.03.08 |
'현금주의' 일본, 모바일 결제시장은 어떠한가? (0) | 2018.03.07 |
미국,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0) | 2018.03.03 |
2018 북미 국제 오토쇼 (2018 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 참관기 (0) | 2018.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