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의 모방과 창조, 연곡사 승탑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의 남쪽 자락에 연곡사(鷰谷寺)가 있다. 지금은 대적광전과 관음전, 일주문, 종각 등 많은 건물들이 있지만, 임진왜란 때는 왜병에 의해 전소되었었고, 1907년에는 의병을 진압한 일본군의 방화와 한국전쟁 때 피아골 전투로 폐허가 되었던 곳이다. 슬픈 역사를 지닌 이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탑(僧塔) 3기가 있으니, 동승탑(東僧塔), 북(北)승탑, 그리고 소요대사탑(逍遙大師塔)이다. 연곡사는 통일신라시대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하였고, 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선(禪)을 수련하는 사찰로 이름이 높았다. 동승탑은 풍수의 대가인 도선(道詵)의 승탑으로 알려져 있다. 승탑 곳곳에는 구름에 휩싸인 용과 사자가 새겨져 있고, 윗받침돌에는 불교의 낙원에 사는 극락조(極樂鳥)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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