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팽만감을 일으키는 채소들
채소라고 해서 항상 몸에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어떤 채소들은 소화 과정에서 가스를 많이 만들어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채소가 팽만감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포드맵(FODMAP)'이라고 불리는 특정 당 성분 때문이다. 포드맵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여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가스를 생성하는데 이로 인해 배가 더부룩해지고 팽만감이 생기는 것이다.
참고로 포드맵은 발효당(Fermentable), 올리고당(Oligosaccharides), 이당류(Disaccharides), 단당류(Monosaccharides), 그리고 폴리올(And Polyol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다.
복부 팽만감을 촉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소들에는 십자화과 채소(Cruciferous Vegetables), 부추아과 채소(Allium Vegetables), 콩류(Legumes) 등을 들 수 있다.
십자화과 채소들은 라피노스(Raffinose)라는 삼당류를 함유하고 있어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데, 브로콜리·콜리플라워·양배추·방울다다기 양배추(미니 양배추)·케일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추아과 채소에는 프럭탄(Fructan)이라는 포드맵 성분이 많아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 양파, 마늘, 파, 샬롯, 리크 등이 대표적인 채소들이다.
콩, 렌틸콩, 병아리콩 등과 같은 콩류에도 올리고당이 풍부해서 가스를 유발하는 식품으로 꼽힌다. 더욱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발효가 된다.
이 채소들이 건강에 나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다만, 장이 예민하거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 있는 경우 증상을 유발하기 쉬우니 섭취량 조절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채소 섭취를 조절하거나 조리법을 바꾸면 복부 팽만감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먼저 생채소보다 찌거나, 삶거나, 굽는 등 완전히 익히면 채소의 세포벽과 일부 복합당이 분해되기 때문에 소화가 훨씬 쉬워진다.
특정 채소를 다시 먹기 시작할 때는 아주 적은 양부터 시작하여 몸의 반응을 살피며 점차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겠고, 충분히 씹음으로써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화 효소가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콩류는 조리 전에 몇 시간 동안 물에 담가 두면 가스를 유발하는 성분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증상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특정 음식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하여 '저(低)포드맵 식단(Low-FODMAP Diet)' 등을 체계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다음은 저(低)포드맵 복부 팽만감이 걱정될 때 비교적 편안하게 섭취할 수 있는 채소들이다.
오이 / 가지 / 당근 / 피망 (특히 빨간색) / 시금치 / 호박(애호박, 주키니 등) / 토마토 / 감자